지주회사에는 에너지 관련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의 출자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지주회사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해외자원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대형화 차원에서다. 영국의 BP나 프랑스 토탈과 같은 메이저를 육성해 자원 개발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두 공사간 이해득실과, 주주 및 노조의 반발 등 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정부는 두 회사의 통합을 검토하다 각자 대형화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석유·가스 지주사로 묶어...자산규모 100조로 확대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지주회사 안은 몸집 불리기를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몸집이 커지면 그만큼 국제 자원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정부는 가스공사(총자산 36조105억원)와 석유공사(총자산 31조5674억원)를 묶어 자산규모 67조원 규모의 석유·가스 자원개발 지주회사를 만든 뒤 이 지주회사를 상장시키고 여기에 정부의 추가출자와 연기금·민간자본ㆍ일반투자자를 받아들여 기업규모를 10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석유공사의 국내 원유비축 기능은 정부가 전액 출자해 만드는 별도 기구에서 맡는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적 측면에서는 2011년 기준 세계 최대 자원개발 회사인 미국 엑슨모빌의 자산 규모는 약 340조원, 우리나라와 같이 열악한 부존자원 국가인 프랑스의 국영 석유회사 토탈은 약 220조원, 이탈리아의 국영 석유회사 ENI는 약 200조원, 스페인의 국영 석유회사 렙솔은 약 110조원에 달한다.
◇지주사 출범까지 난제 산적..주주·노조 반발 등
지주회사 방안에 대해선 자원개발을 주축으로 한 석유공사와 최근 들어 자원개발 역량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스 수입 사업이 주력인 가스공사의 통합이 과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석유공사는 현재 납입자본금이 9조원에 육박하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자원개발과 비상시를 대비한 비축사업이 주력업종으로 지난해 매출은 2조원선에 불과해 자본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통합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비상장이지만 가스공사는 에너지 공기업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상장돼 이미 시가총액이 3조1700억원에 달한다.
미래가치를 본다면 합병이나 지주회사 안이 바람직할 수 있지만 가스공사의 정부 외 주주들로서는 주식교환비율 등 합병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 부담이 발생해 몸집 불리기라는 목적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가스공사는 정부(26.86%)외에 한전(24.46%), 일반주주 등(22.2%), 지자체(9.59%), 외국인(6.9%), 자사주(6.05%), 우리사주(3.94%) 등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결국 양사간 지주회사 통합시에는 기존 주주들의 이해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양측 노조는 통합할 경우 부채만 2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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