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재부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ESS 보급을 촉진하고 건축물 에너지 소비 절감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15년부터 1MW급 이상 대규모 사용 건물(1만400여개 추정)에 ESS 설치 의무화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기술개발 연구비 7조원, 시설투자비 13조원등 약 20조원이 관련 투자사업에 지원된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번 ESS 보급 촉진방안은 목표제시에 그치지 않고 목표달성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위기 관리 대책회의에서 논의 확정됐다는 것은 범정부적으로 중요하고 추진 의지가 강한 사안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SS시장이 가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과거부터 높았다. 지난 2010년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ESS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100%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는 2015년 5조원 이상의 시장이 기대된다”며 “충전소용 ESS시장의 경우 오는 2018년 32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100억달러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ESS시장 활성화 대책은 최근 불고 있는 전력난에 따른 블랙아웃(정전사태) 우려감이 촉매가 됐다. 지난 2011년 1월17일 여천 산업단지 정전, 최근 전력 수급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표 ESS 수혜주는 대형주와 중소형주로 구분되는데 차이라면 ESS 계약 등 보다 사업 성과가 가시화됐냐 여부다.
삼성SDI와 LG화학은 ESS 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대표주로 꼽힌다. 삼성SDI에 대해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전지에서 새로운 기술력을 요구하는 ESS까지 진출사업을 확대하는 등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성장 중”이라며 “하반기에 ESS사업 관련 니치콘사 수주로 분기당 100억원대 매출이 발생하고, 최근 유럽의 KACO사와 가정용 산업용 ESS 공급게약을 체결해 연말에 유럽시장에 진출한다”고 평가했다.
LG화학에 대해서도 ESS 시장이 주는 장기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던 중대형 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GM 전기차 볼트(VOLT) 판매 부진으로 다소 사라진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중대형 전지의 또다른 영역인 ESS가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중소형주 중에는 세방전지, 넥스콘테크, 삼진엘앤디, 엘앤에프, 코디에스 등이 관련주로 꼽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세방전지는 로케트 베터리로 알려진 기업으로 세계 5대 축전지 메이커 중 하나다. 넥스콘테크는 대용량배터리 관리시스템 전문업체로 중국에 공장을 갖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진엘앤디는 삼성SDI에 원통형 2차전지의 뚜껑 역할을 하는 가스켓을 공급한다. 더불어 엘앤에프는 세계 최대 수준의 니켈·코발트·망간(NCM) 생산업체로 정부가 지원하는 핵심소재(WPM) 과제에 참여함과 동시에 세계 최대 양극활물질 공급업체 중 하나다. 코디에스는 LCD, LED 검사장치 및 산업용 축전지 제조업을 영위 중이다.
하지만 이들이 ESS 시장에 따른 수혜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아직 시장 성숙기까지 기다려야한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디에스의 경우 충전소 시설을 영위 중인데 이 시설로 크게 실적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엘엔에프는 삼성과 LG에 2차전지 양극활물질을 납품 중인데 ESS 소재를 리튬으로 할지, 구리로 할지 아직 명확하게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넥스콘테크는 ESS컨트롤러 업체인데 개발은 정부와 공동으로 할 수 있겠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 가능성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시장에서 거론되는 업체 모두 공통적으로 단기적으로 기대감은 있지만 ESS에 대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현재로서는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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