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더레코드] '예탁원의 착한 캠페인' 17년...미수령 주식 1조원 찾아줬다

  • 아직도 5억주 넘게 남은 미수령 주식

사진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

증권가에선 매년 이맘때 주목받는 행사가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입니다. 말 그대로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은 주식을 원주인에게 되돌려주는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캠페인이 시작된 건 지난 2009년입니다. 숨어있는 자산을 국민들에게 찾아주자는 선의로 시작한 캠페인이 올해로 17년째 진행 중입니다.

성과는 '상상 이상'입니다. 지난해까지 1조원 이상 규모의 자산이 주주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간 원래 주인이 찾아간 주식 평가액(상장주식 경우 당시 전일종가, 비상장주식 경우 액면가 합산)은 1조676억5000만원, 배당금 11억5000만원 등 총 1조688억원이나 됩니다. 

연도별로는 지난 2009년 2253억원에서 다음해 2911억원으로 늘었지만, 이후 2013년에는 10억원으로 급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2042억원으로 다시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미수령 주식'은 어떻게 생길까요. 가장 흔한 사례는 주주가 이사 후 주소변경 신청을 하지 않아 이전 주소로 정보가 통지되고 있거나, 상속 과정에서 주식의 존재를 몰라 누락된 경우입니다. 이렇게 증권사 계좌에 들어오지 못한 주식은 법적으로 여전히 주주의 몫이지만, 사실상 휴면 주식 형태로 남아있게 됩니다.

주주가 미수령 주식을 확인하고 돌려받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예탁결제원 증권대행부 홈페이지에서 보유 여부를 조회한 뒤, 본인 명의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신분증을 지참해 서울사옥이나 지역 고객센터를 방문하면 됩니다. 모바일·비대면 신청도 가능해 접근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눈에 띄는 또 다른 특징은 미수령 주식을 찾아간 주주 연령대입니다. 전체 95%가 60대 이상 고령층인데요. 올해 3월 기준으로 보면 50대 미만은 5.2%에 불과했고, 60대(32.5%), 70대(29.4%), 80대 이상(32.8%)이 절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미수령 주식 캠페인 대상 다수가 1970~80년대에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주주들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종이주권을 교부하던 시절에 주식 투자를 했던 이들인 겁니다. 따라서 주식을 찾아가기 위해 증권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것이 자칫 어려울 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 측은 "지난 2019년 전자증권제도 도입 이후 종이주권이 사라지면서 상장사 주식을 현금화하려면 반드시 증권사 계좌 개설이 필요하다"며 "상장사의 경우, 종이주권 교부는 불가하며 증권회사 계좌로만 교부가 가능하며 현금화를 위해서도 증권사 계좌는 필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 캠페인이 진행 중입니다. 이달 초 시작된 올해 캠페인은 첫 주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냈습니다. 지난 1일부터 5일 간 577명의 주주가 숨어 있던 주식을 찾아갔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캠페인 실시 첫 주 실적 가운데 주주 수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기록입니다.

올해 캠페인에는 예탁결제원과 함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10개 상장사가 참여합니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아모레퍼시픽, 삼양식품, 대한항공, 한진칼, DB손해보험, 메리츠금융지주, 유한양행, 삼성전기, 한국아이엔지생명보험 등입니다.

이들 기업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1970~80년대 주식 발행 기업 중에서 주가가 높고 미수령 물량이 많은 회사를 선별했다"며 "주주가 주식을 찾아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생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탁결제원은 올해도 캠페인 막판에 주주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매년 캠페인 후반부에 찾아오는 사례가 많다"며 "아직 미수령 주식이 있는지 꼭 확인하고, 잊혀진 권리를 반드시 찾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16년간 캠페인의 성과는 상당합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여전히 전체 미수령 주식 주주 2만3379명 가운데 단 2.5%만이, 전체 미수령 주식 5억8674만주 가운데 1.3%만이 숨은 주식을 찾아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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