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김한표 의원(경남 거제)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행 수입석유제품 전자상거래제도가 도입되면서 일본 경유 제품의 수입이 급증했으며, 전자상거래 유통물량을 끝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가격인하 효과를 사실상 측정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4월 지식경제부는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 촉진방안' 을 내놓으면서 올해 3월부터 한국거래소(KRX)에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설했다. 지경부는 올해 7월부터 수입석유제품의 공급 확대를 통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및 석유시장의 경쟁체제 구축을 위해, 수입석유제품 및 수입업자에 대해 할당관세를 면제하는 등의 각종 혜택을 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값비싼 일본경유를 국내 전자상거래로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국내 생산 경유를 구매해 판매하는 것보다 저렴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또 국내 경유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일본 경유의 수입이 올 초 4만 배럴에서 8월 현재 80만 배럴로 약 20배가량 급증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정부 정책이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대일 무역적자를 부풀리는 상황을 낳은 꼴이다.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로 인한 물량이 대리점에서 일반 물량과 뒤섞여 주유소로 판매되고 있어, 정부가 공언한 ‘가격인하 효과’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조차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한표 의원은 "국내 석유제품은 우리나라 대표 수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월간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값 비싼 일본 경유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수입업자나 일본 정유사가 아닌 실소비자인 대한민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경부와 공동으로 대책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세 유예등 수입업자에게 주어진 각종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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