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되며 단기채보다 역마진 부담이 적은 장기채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평가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1조5000억원 규모로 실시된 국고 10년물 입찰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응찰액 7조2770억원, 응찰률 485.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달 응찰률 479.0%를 한 달 만에 재경신했다. 낙찰금액도 1조5000억원(일반인 우선배정 10만원 미포함)을 모두 소화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커브 플래트닝 베팅에 주목, 포지티브 캐리(차입에 따른 조달비용〈투자수익률)가 가능한 종목이 10년 이상 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조5000억원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된 이날 채권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역마진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며 장기채권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유지됐다. 10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2.71%를 기록하며 역대 금리 최저치를 갱신한 이후 3거래일째인 금일 3년만기,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2.76%, 2.82%로 거래를 마쳤다. 10년·20년·30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2.94%, 2.97%, 2.96%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은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2.75%로 인하한 이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이틀간 약세를 보이며 숨고르기를 했다.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과 선물 매도를 통한 헤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일 채권시장이 전 거래일에 비해 강세를 띠었지만 당분간 횡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금통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채권시장 조정 국면 속 역마진 부담이 적은 장기채의 비중을 늘리라는 한편, 금통위 이후 첫 입찰인 이날 10년물 입찰 결과가 단기적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분석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이 올해 마지막 금리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기관들의 차익실현 집중으로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지만 완만하고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기둔화를 예상하고 있기에 연내 추가인하가 없더라고 큰 폭의 금리상승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국채 3년물 비중을 줄이고 10년물 비중을 늘리면서 커브 플래트닝(장기물 금리 하락)에 배팅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 채권 금리는 3년 국고채 2.70~2.85%, 5년 국고채 2.75~2.90%로 예측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도 단기물 약세와 장기물 강세를 예상했다. “3년 이하 단기는 연내 추가인하 전망이 약하기 때문에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성장률을 2.4%로 하향했기 때문에 여전히 장기 쪽 움직임은 경기를 반영해 강세를 보일 것이며 이 부분이 장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이번 주 3년·5년 국고채 금리를 각각 2.63~2.87%, 2.69~2.93%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수급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국채의 경우 원화강세 기대폭 감소로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장기국채의 경우 매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국내 채권투자를 연말에 급격히 줄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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