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발사시기 조정 속내는…기술적 문제인가

북한이 9일 장거리 로켓 발사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그 배경과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광명성-3’호 2호기 발사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개적으로 시기 조정을 언급한 만큼 10일부터 22일까지로 예정된 로켓 발사 시기는 일단 미뤄질 공산이 커 보인다.

지난 1일 로켓 발사계획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발사 연기를 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단 북한은 로켓 발사 준비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사정’이 발생했다고만 설명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발사 시기 조정의 이유로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다.

북한은 지난 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거리 로켓을 장착하는 작업에 착수한 뒤 3일 1단을, 4일 2단 로켓을 각각 발사대에 장착했으며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까지 3단 로켓 장착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에는 로켓 발사장 내에 있는 연료저장소 2곳에 로켓 연료를 채우는 작업을 한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발사 계획을 발표하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 준비해온 만큼 우선 물리적인 이유로 ‘발사 시기 조절을 검토’하게 됐을 수 있다.

나로호와 마찬가지로 로켓 등 발사체에 결함이 생기면서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작년 4월 2기의 로켓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서 이번에 재차 실패하면 언제 로켓을 발사할 수 있을지 알수 없는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12월 초부터 한반도에 밀어닥친 강추위와 많은 눈이 로켓 발사 일정을 미루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와 ‘38노스(North)’, 미국 대북 분석가인 닉 한센 등은 지난 7일 미국 위성사진 업체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의 서해 동창리 발사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동창리 발사장에 최근 눈이 내려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과학자, 기술자를 언급할 것으로 볼 때 기술적인 문제나 기후상황이 이유인 것 같다”며 “로켓을 설치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부품 등에서 결함을 발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감안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로켓 발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믿었던 국가’들까지 반대입장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지난 4일 “중국은 조선(북한)이 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큰 틀에서 출발해 신중히 행동하기를 바란다”며 “조선은 주권 국가로서 평화적으로 우주를 이용할 권리가 있지만 현재 반도 정세 및 유엔 안보리 유관 결의의 제한 등 이유로 우리는 이런 의견을 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북동지역의 방위와 경계를 책임지는 선양(瀋陽)군구는 물론 미사일 감시 및 정찰을 담당하는 부서와 미사일 방어를 맡은 부서들이 1급 경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중국 언론이 전했다.

또 러시아 외교부도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유감을 표명하고 발사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북한이 그동안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 등 대외용 매체를 통해 로켓 발사계획을 밝히면서도 주민들에게 전파될 수 있는 대내용 매체는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않은 점이 실제 로켓 발사에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국제사회 ‘반응 떠보기’에 방점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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