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해외사업 차질 우려… 최태원 회장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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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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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그룹, 즉각 항소 방침… "무죄 입증에 최선"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글로벌화에 속도를 높이던 SK그룹이 난관에 처했다. 신경영체제 도입 후 해외사업 지원역할에 전력했던 최 회장의 경영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잇따라 재벌 총수에 대한 엄격한 판결을 내림에 따라 재계도 긴장감에 휩싸였다.

31일 SK그룹측은 최태원 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결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판결문을 검토해 보고 무죄를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즉각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에 대해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측은 법원의 실형 선고에 적지 않게 당황한 기색이다. 당초 무죄판결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신경영체제 도입 후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왔던 SK는 체제정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기침체 돌파구로 해외사업에 치중해왔던 부분도 최 회장의 지원사격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최 회장은 올들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중국 출장부터 스위스 다보스포럼까지 SK의 해외사업 지원역할에만 집중해왔었다.

최 회장의 사회적 기업 활성화 로드맵도 안개 속에 빠졌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 플랫폼, 사회적 가치 보상권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국내외 핵심 인사들과 추진방안을 논의해왔었다.

지난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법정 구속에 이어 최태원 회장 마저 실형을 선고받자 재계에서도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그간 총수에 대해서는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던 관행이 잇따라 깨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로 사법부 판결이 지나치게 엄격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최태원 회장이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97억원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히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최 회장의 성과급 과다지급 혐의와 비자금 조성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관련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최 회장은 2008년 10월~11월경 SK텔레콤 등 18개 계열사가 창업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포커스 2호 및 오픈이노베이션 펀드에 투자한 2800억원 중 SK텔레콤과 SK C&C가 명목상 투자한 497억원을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를 맡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하게 하는 방식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또 2005~2010년 계열사 임원들에게 매년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후 이를 SK홀딩스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139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개인경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으나 이번 판결에서 무죄로 판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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