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자녀 교육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4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학·연수비 지급액은 10억14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3조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13.4%로 지난 2010년 1분기 50.2% 이후 2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13.3%까지 축소됐던 증가율은 3분기 1.4%로 확대된 뒤 4분기 규모를 더욱 키웠다.
월별로도 살펴보면 유학·연수비 증가율은 8월 1.8%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앞서 5개월간의 마이너스 행보를 끊었다. 이어 12월까지 꾸준히 전년동기보다 일정규모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12월 유학·연수비의 대외지급액은 4억2170만 달러로 전월 2억9720만 달러보다 41.9%가 늘었다.
유학·연수비의 대외지급액이 증가한 것은 환율 하락세와 방학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단기 유학생들의 수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평균 환율(종가 기준)은 지난해 6월 1163.61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12월 1076.42원까지 떨어졌다. 저환율 시기를 틈타 해외송금 수요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유학연수비 지급은 등록금 등 필요에 의해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율에 좌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눈에 띄는 계절적 요인으로 드러난 것은 없으나 방학을 맞아 생활비 등의 지급이 늘어났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이들이 국내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들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수입에서 지급을 뺀 유학·연수수지는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학·연수수지는 하반기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43억960만 달러로 전년 42억6120만 달러보다 적자규모가 커졌다. 개별부문 금액으로는 유학연수비 수입이 5460만 달러, 지급은 43억6420억 달러였다.
이는 최근 교육비 지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지난해 3분기 계절조정 기준 실질 교육비 지출액은 8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7% 감소했다. 분기별 교육비 지출액은 1분기 8조6000억원에서 1000억원씩 감소하고 있다.
자녀를 위한 교육비는 가계의 살림살이가 아무리 나빠도 줄어들지 않는 부문으로 꼽힌다. 그러나 교육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불경기에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가정이 늘었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해 말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교육 전문가들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교육 현안으로 가장 많은 이들이 꼽은 것은 '교육 양극화 해소(28.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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