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보수가 싼 펀드가 보수가 비싼 펀드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보수는 판매보수, 운용보수, 신탁보수, 사무관리보수 등이 있다. 통상적으로 판매사와 자산운용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가장 크다.
이러한 총 보수는 펀드 결산 시 순자산에서 약정된 보수 비율만큼 빠져나가기 때문에 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펀드보수와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총 보수는 최대 2.44%, 최소 0.06%로 펀드 간 총 보수 격차는 최대 2.38%포인트로 나타났다.
수익측면에서 총보수가 1%이하인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0.64%로 1%이상인 펀드 수익률 -0.84%를 상회했다. 지난 2012년 수익률도 총 보수 1%이하인 펀드가 8.17%로 1%이상인 펀드 수익률(6.82%)보다 양호했다.
세부적으로 운용보수와 판매보수의 경우도 보수를 덜 떼는 펀드가 높은 보수를 내는 펀드보다 수익률이 양호했다.
개별펀드로는 수익률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윈윈에이스증권투자신탁E-26[주식]Class C’는 총 보수 2.44%로 가장 높다.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는 각각 1.03%, 1.35%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이며 지난해 수익률은 5.08%다.
반면 유리자산운용의 ‘유리피가로스마트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C-e’는 총 보수 0.06%로 가장 낮다. 판매보수는 없으며 운용보수는 0.03%다. 이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은 -0.24%이며 지난해 수익률은 12.02%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정통고편입증권투자신탁(주식)(A)’는 액티브주식형임에도 불구하고 총 보수 0.24%로 낮은 수준이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0.21%, 지난해 13.64%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3년 수익률은 30% 이상이며 5년 수익률은 46.53%에 달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의 총 보수는 연 단위 개념으로 이를 나눠 매일 기준가에 반영해 부채계정으로 잡는다”면서 “이러한 미지급금은 통상 3개월에 한 번씩 빠져나가며 일임형 등의 경우 매월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펀드 순자산에서 보수가 빠지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정체를 보이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해당펀드가 고보수일 수록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투자자들은 펀드 선택의 요인 중의 하나로 보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판매수수료 차등화 방안 및 판매회사 이동제도 등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 2010년 3월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는 연간 1.5% 안팎의 펀드 판매보수를 1% 이하로 내리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에 2010년 10월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판매보수 인하를 위해 체감식보수체계(CDSC)제도를 일괄 시행하기 시작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투자기간에 따라 판매보수를 인하하는 CDSC를 정착시킴으로써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했다”며 “투자자들 또한 관심이 저비용 펀드에 집중되면서 국내 펀드 시장은 저비용의 구조적 변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