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맏형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해외에서 취임식을 지켜볼 예정이다. 이 회장은 현재 경영구상 및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해외에 체류 중이다.
법정구속을 당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타의에 의해 취임식 참석이 무산된 이들도 많아 전반적인 무게감은 지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를 대표하는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2명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다.
삼성 관계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이 회장을 대신해 참석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본인이 원해도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달 횡령 혐의가 확정된 후 법정구속을 당했기 때문이다. SK그룹에서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최 회장을 대신해 참석키로 결정했다.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도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참석치 않기로 했다.
4대 그룹을 제외한 재계 전체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눈도장을 찍으려는 재벌 총수들의 취임식 참석 열기가 뜨겁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최근 연임이 확정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석한다. 전경련 외에도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인총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이 취임식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취임식에 참석한다. GS그룹과 두산그룹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당시 전경련 회장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초대를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취임식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취임식에 참석치 않을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경제민주화 논란이 불거지고 반기업 정서가 거세지면서 주요 재벌 총수들이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전경련은 지난 21일 경제민주화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경영헌장을 채택해 발표하기도 했다.
한 재계 인사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은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꼭 참석해야 하는 행사였는데 이번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자의로든 타의로든 불참하는 총수들이 많아진 것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인 일"이라며 "재계와 박근혜 정부가 상생의 길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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