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제 경제성장률은 8.0~8.2%로 예측되는 가운데 총리가 7.5%의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경제규모를 늘리는데 집중하기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중국의 메시지로 읽혀진다. 또한 이는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보다 구조조정을 더욱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올해 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도층이 교체되면서 지방정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과잉투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지방정부들에 “올해 경제발전 목표치가 그리 높은 게 아니니 무리하지 말라”는 신호라는 것.
중국의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8%였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99년 7.6%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 들어 2007년까지 10~14%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추세를 인정하며 무리하게 성장률을 높이지 않겠다는 것.
이와 함께 목표성장률을 7.3%나 7.4%선으로 잡지 않은 것은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가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총리의 공작보고에서 발표되는 목표성장률은 중국의 성장 마지노선의 의미를 가진다. 경제상황이 아무리 열악해져도 7.5%를 하회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재정투자와 도시화투자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공작보고에서 올해 재정적자를 전년대비 4000억 위안 증가한 1조2000억 위안으로, 통화량(M2) 증가목표를 13%로 잡은 것은 투자를 지속해 나갈 방침을 밝힌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공작보고에서 “올해 성장 목표를 7.5%로 잡은 것은 기회를 포착해 발전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과 경제 발전방식을 서둘러 전환시키고 경제 구조를 조정해 경제 성장의 질과 효익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7.5%라는 목표에는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질적성장 추구와 함께 적절한 투자를 해나가겠다는 함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정부의 주도로 산업 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다. 에너지소모가 많은 산업들을 지양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노후설비를 교체하며, 노동집약적 산업보다는 자본 기술 집약산업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이 산업구조조정의 골자다.
원 총리는 공작보고에서 “자원 배치와 산업 분포를 최적화해 공급 과잉, 핵심 기술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전통 산업을 서둘러 고도화해 첨단기술 산업을 적극 발전시키겠다”며 “업종·지역 간 인수합병과 재편성 진행을 적극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시장의 인수합병에 적극개입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공작보고는 많은 부분을 민생보장에 할애하며 부의 재분배와 서민권익보호에 적극 나설 뜻을 천명했다. 우선 부동산 시장 조정과 보장성주택(서민주택) 건설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동산시장은 특히 리커창(李克强) 차기 총리가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챙기는 부분이다. 2011년 1000만호, 지난해 800만호에 이어 올해의 보장성주택 건설목표는 630만호 착공이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3.5% 정도로 유지하고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900만명 이상으로 늘려 도시 실업률을 4.6%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작보고에는 감세정책 유지, 사회보장제도 보완, 아동복지 강화 등의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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