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했던 과천 부동산 시장이 미래부 이전 등의 호재에 힘입어 활기가 돌고 있다. 사진은 과천주공 1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래미안 에코팰리스' 단지 전경. [사진 제공 = 삼성물산] |
과천은 지난해 집값 하락 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과천 집값은 8.4%나 빠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부르는 값)도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한달 새 3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말 6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84㎡(이하 전용면적)형은 요즘 6억8000만~7억원선을 호가한다. 인근 하나공인 이만복 대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집값이 한없이 빠질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면서 거래 문의도 꽤 늘었다"고 전했다.
중앙동 래미안 에코팰리스 매매가격도 강세다. 이 아파트 84㎡형은 최고 8억3000만원 선으로 2개월 전보다 7000만~1억원 가량 호가가 뛰었다.
인근 선경공인 이수월 실장은 "7억원 중반대에 나오는 급매물도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면서 점차 소진되고 지금은 8억원 이상은 줘야 한다"며 "집값 오름세가 또다시 꺾일 가능성도 있지만 대체로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과천 재건축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매입 문의가 늘면서 호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 별양동 주공2단지 52㎡형은 한달 새 2000만~4000만원 가량 올라 5억5000만~5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별양동 한 공인중개사는 "새 정부 출범 기대감과 집값 바닥론이 맞물리면서 현장 분위기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저가 매물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으면서 더이상 집값이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과천지역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집값 반등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과천시내 재건축 단지 4곳 중 주공1·6단지는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 중이다. 주공2·7단지는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별양동 D공인 관계자는 "주공2단지의 경우 단지내 상가와 지분 문제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면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지금 매입하면 재건축 후 1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섣부른 부동산 매입은 삼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과천지역의 일부 단지 호가가 오르고 거래에 숨통이 틔였다지만 주택시장 전반이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금의 집값 상승세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의 과천청사 입주가 한시적일 수 있다는 것도 잠재된 불안 요소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청사 배정기간이 입지 확정 후 이전까지로 명시돼 있어 미래부가 과천에 있는 기간과 세종시 재이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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