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칼 "이별편지 '잘 지내기를 바래요' 뜻 해석좀 부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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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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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313 아트프로젝트에서 한국 첫 개인전<br/>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서 화제 '잘 지내기를 바래요'시리즈등 전시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이런 것도 예술이 되는구나'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개념미술전시가 열린다.

헤어지자는 남자친구 덕분에 유명해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 소피 칼(60)의 한국 첫 개인전이 청담동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선보인다.

작가가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프랑스관을 대표하는 개인전에서 선보였던‘잘 지내기를 바래요(Take Care of Yourself, Prenez Soin de Vous)’ 시리즈와 그녀가 예지인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미래를 찾아 여행한 것을 기록한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Where and When?, Où et Quand?)’ 시리즈를 전시한다.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현대미술의 새장을 열었다고 호평 받은 '잘 지내기를 바래요' 시리즈는 2004년 작가의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는 내용을 이메일에서 보내며 쓴 마지막 글귀였다.

소피 칼은 이 문장을 남자가 여자에게 보내는 이별 편지의 전형적 특성이라고 생각했고, 지인과 유명인 등 다양한 여성 107명에게 이 이메일을 보내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해석해달라고 부탁했다.

작업에 참여한 여성들은 UN 여성인권 전문가, 그래픽 디자이너, 동화작가, 기자, 판사, 댄서, 가수, 작곡가, 외교관, 범죄학자 등으로 직업이 다양했다.

이들은 이 편지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기도 했고, 자신들이 받은 느낌을 쓰기도 했고, 책으로 만들기도 했고, 춤이나 노래로 표현하기도 했다. 소피 칼은 이들이 각기 이 편지를 해석한 내용을 사진, 텍스트, 비디오로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이라는 한 공간에서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313 아트프로젝트의 전시에서는 이 중 사진과 텍스트를 가지고 만든 시적인 작품 7점이 전시된다.


각 여성들이 이 편지를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들이 편지를 해석한 텍스트가 하나씩 짝을 이뤄 작품 한점 한점을 만든다. 다른 여성들이 분석한 남자친구의 이메일에서 편지의 본래의 의미는 옅어졌고, 이 여성들이 남의 이별 편지를 읽는 모습과 그들이 분석해 텍스트로 남긴 결과물이 주는 시각적인 면이 강조됐다.

소피 칼은 1970년대부터 퍼포먼스, 사진, 영상 등을 결합한 개념미술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 온 역사적인 인물이다. 이런 공로로 2010년에는 사진작가에게 최고의 명예가 되는 권위 있는 국제상인 하셀블라드(Hasselblad) 상을 받았다.

소피칼은 313 아트프로젝트 개인전 후, 일본 도쿄 하라미술관을 기점으로 일본 전역에서 미술관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개인의 삶을 객관화해 '아름다운 개념미술'로 불리는 소피칼의 작품은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네덜란드 틸버그 드퐁 현대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비롯해 세계 유명 미술관과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주한 프랑스 문화원에서 후원한다.

한편, 313 아트 프로젝트는 2010년 6월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길버트&조지, 빅 뮤니즈, 토니 아워슬러, 에릭 불라토프, 테레시타 페르난데즈, 애슐리 비커튼, 자비에 베이앙, 존 케슬러, 에나 스완시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해 오고 있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02)3446-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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