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제품화가 이뤄지지 않은 특허기술인 유휴 특허를 중소기업에 개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도와 유휴 특허 대여 등을 통해 기술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특허에 묶여 있는 기술을 중소기업이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제도적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유휴 특허를 중소기업에 대여하는 방안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내용들을 논의하는 과정에도 나왔다.
이날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는 '창조경제 개념과 그룹의 과제'라는 주제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사장)은 "과거에는 생산요소가 토지, 자본, 노동력 등에 의해 결정됐지만 이제는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라며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 수단으로 삼성이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과제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창조경제를 이끌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며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제도 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CSA는 인문계 전공자에게 소프트웨어 기술을 교육시켜 통섭형 인재로 키우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채용 규모는 200명 수준이지만 내년부터 5배 이상 확대된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활용해 인프라와 산업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추진된다.
정 소장은 "ICT 기술로 교육·안전·에너지·교통 등의 인프라와 기존의 제조 및 서비스 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종 산업의 창조적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도 과제로 꼽았다. 건설과 화학 등을 결합해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면 신흥국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 소장은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창조성을 높이려면 삼성 등 대기업이 기술 전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휴 특허 대여도 기술 전파를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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