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 관계자와의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직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철새처럼 이곳 저곳 떠도는 사외이사도 등장하기 일쑤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이들을 방패막이로 쓰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대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최근 CJ 사외이사직을 그만두고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CJ 이전에는 두산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CJ그룹에는 오대식 전 청장의 뒤를 이어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김갑순 전 청장이 사외이사로 들어갔다. 김갑순 전 청장은 최근 유진투자증권 사외이사에서 물러나 CJ제일제당 사외이사로 옮겼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전형수씨는 현대제철과 이마트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GS리테일에서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송 전 총장을 뺏긴 GS리테일은 서울고등법원 검사를 거쳐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박성득 현 리인터내셔날 변호사를 대신 영입했다.
이윤우 전 산업은행 부총재는 지난 2009년 3월 금호산업과 대한항공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이후 금호산업이 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가기 직전인 2009년 12월 말 퇴임하고 STX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퇴임했다.
문창진 전 보건복지부 차관은 CJ제일제당을 거쳐 올해부터 이마트 사외이사도 겸임한다. 정진호 전 법무부 차관도 지난 2011년부터 한화 사외이사로 일해 왔으며, 올해 호텔신라 사외이사직도 맡았다.
이밖에 한미숙 전 대통령실중소기업비서관이 기업은행과 LG유플러스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았으며, 황이석 서울대 교수와 전성빈 서강대 교수도 각각 풀무원홀딩스·LG생활건강, 신한금융지주·LG유플러스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고위공직자 출신이나 정부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이 잇따라 대기업 사외이사로 영입되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들이 오히려 경영진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부 인사에 대한 로비나 이사회 '거수기'로 사용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주고 사외이사를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사외이사들이 여러 업체를 돌아다니면서 기업의 민감한 정보가 밖으로 새나갈 위험도 커지는 등 부작용도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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