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전, 전기요금보다 송배전이 더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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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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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최근 송배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더라."

얼마 전 기자와 만난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밀양 송전탑 건설 논란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겹시름에 빠져 있는 한전의 진짜 깊은 병은 바로 낙후된 송배전 문제라는 얘기다.

조 사장이 취임한 후 점검해보니 전직 임원들이 단기성과만 중시해 송배전에 투자를 별로 안 했다는 것이다. 즉 투자 미흡으로 낙후된 송배전이 송접탑 건설보다 문제가 더 큰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한전이 전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송전 회선은 총 3만1622c-㎞에 해당되며, 이 가운데 지중화 선로인 3105c-㎞를 제외한 대다수의 송전선로는 자연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전의 노후변압기 교체실적은 매년 꾸준히 감소했다. 예산도 지난해 9월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3억원이 줄었으며, 배전설비 기자재도 줄여나갔다.

인도가 자주 정전사태를 빚는 주원인에는 초과 수요와 더불어 송배전 설비 낙후가 꼽힌다. 국내 다수의 송배전 설비 역시 자연에 무방비로 노출돼 노후되고 있다는 점에서 설비의 주기적인 점검과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80조원의 부채와 8조원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는 한전의 입장으로서는 당장 송배전 설비투자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렇다고 요금을 올리자니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노심초사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한전의 임직원들이 적자를 늘릴 비용(송배전 부문 같은 설비투자 지출)에 대해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면, 자칫 지난 2011년 9월 전국이 깜깜해졌던 '블랙아웃'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걱정이 드는 건 기우일까.

한전은 충분한 송전설비와 운영기술을 확보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제공할 의무를 지닌다. 이를 위해선 송전설비의 투자 증대에 따른 전력계통 운영의 안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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