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 온실가스 감축·4대강 사업 등 박근혜 정부가 뒷수습
환경부는 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를 8월까지 재설정하겠다고 보고했다.
환경부는 전 정부가 BAU를 설정할 당시 전제조건을 재검토해 실제 배출량과 차이가 왜 나타났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관련 부처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에너지 수요를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전망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에너지기본계획 등 국가계획과 연계한 범부처 로드맵을 연말까지 세우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BAU 대비 3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목표를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설정했다는 지적이 정부 내에서조차 제기되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지난 2월 201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9.8% 대폭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냉난방 전력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해마다 폭염과 한파가 거세지는 상황이어서 당초 목표대로 2015년부터 배출량이 감소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가 2010년에 비해 여름이 더 덥고 겨울은 더 추웠기 때문에 실제 배출량이 전망치보다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 정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는데 실제로 가능지 심도있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다만 ‘30% 감축’이라는 수치 자체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피조사자 신분”이라며 “새 정부가 자리를 잡으면 숙제를 푸는 과정이 시작될텐데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오버액션”이라고 설명했다.
◇화학물질 안전불감증에 영업취소 ‘초강수’
환경부는 ‘삼진아웃제’와 ‘피해배상책임제’를 도입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경영자가 안전의식을 갖도록 압박하기로 했다.
근로자의 안전수칙 위반이나 낡은 시설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고 사업장의 후속조치도 매끄럽지 않게 진행되는 데는 사측이 화학물질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은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초대형 사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화학물질 제조업체는 관리를 철저히 해 사고가 잘 나지 않는 반면 일부 취급업체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사고가 빈발하는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윤 장관은 “하도급을 준 경우도 배상책임을 원청자가 지도록 명료하게 규정할 것”이라며 “원인 제공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면 CEO가 사고 예방의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장외 영향평가제’의 시행방안도 다음달께 나올 전망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화학물질 누출이나 폭발 사고가 났을 때 사업장 바깥의 환경영향을 최대한 줄이도록 시설을 설계해야 한다.
환경부는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정안전보고서와 안전성향상계획·자체방제계획 등이 소관 부처의 문제 때문에 공유되지 않는다고 보고 이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위해관리계획’을 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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