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급력도 확대 추세라 수출선 다변화 등의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LG화학 조석제 사장(CFO)은 지난 19일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석유화학의 원료인 납사가격이 떨어지면 우리 회사는 유리해야 하는데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다운스트림 가격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춘절 이후 중국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런 징후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원료부터 제품까지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진하다는 얘기다.
당초 중국은 새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이 기대됐으며, 이로 인해 연초 석유화학 제품 시세가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춘절 이후 중국정부는 물가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재정긴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제품 시황도 3월 이후 급락, 최근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복귀한 상황이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향후에도 수입시장 규모는 정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화학제품인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의 경우 중국 수출비중이 40%를 넘는 가운데 중동산 저가제품과의 수출경쟁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중국내 시노펙 등이 자체 신·증설을 감행하고 있어 대중국 수출이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LDPE의 중국수출은 4% 감소했으며, 올들어서는 15%(3월까지 누계)의 더욱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수입이 급증했던 2009년을 제외하면 이후 2012년까지 3년간 중국의 석유화학 연수입 증가율은 1.3%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최근 시황악화에도 중국의 신증설 행진은 업·다운스트림에 걸쳐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2016년까지 생산증가가 수요증가를 상회해 수입증가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국내 업계는 이같은 중국 리스크에 대비해 수출선 다변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중국시장에 집중된 고객을 유럽 등으로 확대하려고 힘쓰는 중”이라며 “특히 ABS와 PO 등 일부 제품은 유럽시장에서 좋은 조건으로 팔리기 때문에 시장 다변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직까지 석유화학 제품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이는 에너지 원단위 개선과 스페셜티 제품 비중 확대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신규 화학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또 케이피케미칼과 합병해 화학섬유 사업을 강화한 롯데케미칼은 향후 이 시장의 전망이 좋은 동남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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