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나흘째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여파로 두 달 만에 1900선까지 밀렸다.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5번째 실패 소식이 수급 불안을 일으켰다.
한국의 MSCI 선진시장 편입 무산은 예측된 결과이나 중국 A주가 MSCI 신흥시장 편입 관찰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즉 중국 A주가 신흥시장에 편입된다면 한국 비중 축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일방적인 매도로 코스피가 4월 저점 수준으로 밀린 상황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 실패 소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팔자에 나서 코스피지수를 1900선까지 끌어내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77포인트(0.56%) 내린 1909.9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910선을 밑돈 것은 4월 19일(1906.75) 이후 처음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63억원, 213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이 4000억원어치 이상 내다 팔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치고 있으며 순매도 규모는 2조2300억원에 이른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000억원 가까이 팔았다.
한국 증시 MSCI 선진지수 편입 실패 소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영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MSCI 정기시장분류 검토결과, 한국과 대만은 선진시장 편입이 무산됐으며 신흥시장에 여전히 남아있게 됐다"며 "이번 시장분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중국 A주를 신흥시장 편입관찰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SCI는 지난 1년동안 중국의 적격외국기관투자가(QFII) 자격요건 완화와 한도 증가, 외국인 보유한도 증가, QFII 승인절차의 신속화 등을 이유로 중국 A주를 신흥시장 편입 관찰대상에 추가했다.
이영준 연구원은 "중국 A주가 신흥시장로 편입된다면 신흥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기존 18%에서 30%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한국 비중 축소를 유발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지수에 실제로 편입되면 한국시장에서는 3조원 가량의 인덱스 펀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시장의 단기수급 불안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A가 단시일 내에 이머징 승격될 가능성은 낮다"며 "아무리 빠르더라도 2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한국의 선진국 편입 사례처럼 장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전환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외국인들의 일방적인 매도 탓에 낙폭이 커짐에도 자동차 등 기타 수출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경덕 부국증권 연구원은 "실적대비 저평가 국면에 있는 국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재개될 것"이라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사료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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