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의 대표적 공연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의 총체적 난맥상이 도마위에 올랐다.
26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247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세종문화회관의 경영 미숙과 내부 비리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태희 서울시의원(민주당)은 "내부 제보자에 의해 금품수수 비리가 의심되는 거래내역 통장사본이 나왔다"며 "그러나 세종문화회관 측에서 이 직원의 신분을 노출시켜 제보자는 퇴사와 함께 명예훼손 및 통장사본 절도혐의로 고발당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 직원인 A씨 소유의 해당 통장에는 2011년 1월부터 관련업체 대표로부터 24회 입금받은 내역이, 그해 2~9월 다른 업체가 입금한 11회 내역이 들어있다.
내부 제보자는 A씨의 금품수수를 의심, 내부 감사실에 보고했지만 '개인간 차용에 의한 거래'란 결론이 내려졌고 이에 A씨는 제보자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이때 A씨가 제보자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면서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 의원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종 감사의견을 확인할 증빙서류는 전무하다. 사건을 축소·은페하기에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세종문화회관 박인배 대표이사의 사장의 외유성 출장을 두고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박 사장은 이달 초 직원 9명을 인솔하고 제주도에서 열린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모든 경비는 주최측이 부담했지만 박 사장은 행사에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400여만원의 판공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아예 종적을 감췄다는 게 주위의 반응이다.
김 의원은 "개막식에는 물론이고 뮤직컬단장이 발제를 하는 프로그램에도 대표이사가 나타나지 않아 어디서 뭘 했는지 궁금하다. 단순 관광여행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으나, 박 사장은 줄곧 고개를 숙인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와 관련 세종문화회관은 공식입장을 내고 △피 제보자는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했고 △감사실은 제보자 보호의무에 충실했으며 △제주도 행사 당일 뒤늦게 도착, 공연 관계자들과 업무 미팅 지속적 개최 등 내용으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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