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디스플레이협회·반도체 협회는 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정부·업계 관계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디스플레이 협력 생태계 협약 체결식’을 개최하고 동반성장 실천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번 협약은 중소 협력업체가 체감 가능할 수 있도록 과감한 혜택을 제공하자는 게 핵심이다. 협력업체 간 기술로드맵 공유와 유휴 특허 무상이전, 공동 연구개발(R&D)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주는 등 대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협력업체로까지 전수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일회성 협약에 그치지 않도록 9~10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상생협력 실적을 각각 평가하는 모니터링 체계도 가동할 방침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최창식 동부하이텍 사장·정철동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5개 대기업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15개 1·2차 협력업체 대표가 참석했다.
윤상직 장관은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반도체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동반성장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3년 간 고생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한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라며 “이처럼 서로 협력해 나간다면 세계 1위 자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투자 규모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목전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을 위해 대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을 확대한다면 엄청난 고용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협력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국내 대기업의 △장비 국산화율 증대 △2·3차 협력사 연구개발(R&D)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장비의 국산화율은 60%까지 올라갔지만 반도체와 소재 부문은 아직 20,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소재와 장비 업체의 힘을 합친다면 생태계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ASML 같은 장비 기업이 나와야 한다”며 “3차 협력사 중에서도 첨단기술을 적용한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 등 협력수준을 고도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ASML은 네덜란드 장비 업체로 반도체 미세공정을 위해 수백억원대의 노광설비를 만들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수장들도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화답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는 수백개의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협업의 산물”이라며 “상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앞으로 재료 업체까지 생태계 변화가 이뤄져야 진정으로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3차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해 삼성 시안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왔다”며 “시안 공장이 반도체 생성기반의 해외 진출과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의 터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안 공장이 국내 장비업체의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착공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이 140만㎡ 부지의 가오신 공업개발구에 총 70억 달러를 투입해 짓는 중국 내 최초 낸드플래시 공장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10나노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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