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구한다"…토지·건물 파는 처절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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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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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유동성 확보·신규사업 자금조달 이유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상장사들이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 처분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불황에 국내 증시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자금조달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을 비롯해 대기업까지 유동성을 확보에 나서면서 출자지분도 잇따라 내다 팔고 있다. 종속회사의 지분처분을 통해 경기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증가된 현금성 자산이 기업 재무구조 건전성 제고와 자사주 매입 여력 확대 등으로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과도한 현금 축적은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산 매각을 결정한 상장사들은 재무구조 개선, 현금 유동성 확보, 신규사업 자금조달 등을 이유로 꼽는다.

지난 2일 동양건설산업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 656-3번지외 6필지 및 부속건물을 485억원에 대선건설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는 자산총액 대비 10.1%에 달하는 금액으로 잔금수취예정일은 오는 9월 초까지다.

대성합동지주는 자회사인 대성산업가스의 서울시 구로구 소재 디큐브오피스를 제이알제1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지난 5월 매각했다. 오피스 매각금액은 1490억원으로 자산총액의 14.07%에 달한다. 또 대성합동지주는 지난 11일에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316억9686만원 규모의 대성산업가스의 주식을 처분하기로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서 건설 중인 사옥을 모회사인 SK플래닛에 695억2100만원에 매각했다. 회사 측은 “신규 전략사업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범양건영은 채권금액 등의 변제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건입동 토지와 건물을 미래자산개발에 120억원에 처분했다. 이어 도화엔지니어링, 코스모화학, 영흥철강, 남영비비안 등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00억원 이상의 유형자산을 매각했다.

부동산 매각뿐 아니라 상당수 기업의 출자지분도 잇따라 내다 팔고 있다.

STX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11일 STX에너지 지분 43.15%를 일본 오릭스에 270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롯데쇼핑이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의 주식을 각각 1069억원과 649억원에 처분키로 했다. 롯데미도파 합병으로 발생한 상호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에는 한화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 및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1224억원에 달하는 한화생명보험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기존 보유주식의 2분 1가량이다.

이외 금호산업, 동부증권, 한진해운홀딩스, CJ프레시웨이, 동부씨엔아이 등이 올 들어 200억원 이상의 보유지분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상장사들이 경기가 어려울수록 현금을 많이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비상위기가 닥치더라도 버틸 수 있는 비상자금 마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과도한 현금보유는 주주들의 과도한 배당 요구로 인해 투자를 위한 재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금성 자산 보유로 인해 발생하는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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