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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달샤벳, 타히티/사진 제공= 뮤직비디오 캡처 |
이러한 노출이 '대세'라는 변명은 부족하고 또 불편하다. 질타를 피하려 방송용 수위로 의상과 안무를 수정한다는 허술한 대책을 내세우지만 역부족이다.
걸스데이는 지난 3월 '기대해'를 발매한 뒤 멜빵을 이용한 선정적 안무로 노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기대해'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리를 굳혔고, 효과를 확신한 듯 이어진 '여자대통령'에서도 과감한 밀리터리 의상과 엉덩이를 흔드는 안무 등 섹시 콘셉트를 유지했다.
걸스데이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서일까. 풋풋함을 버리고 육감적 섹시미를 선택한 걸그룹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스터 뱅뱅(Mr. BangBang)', '있기 없기' 등으로 이름을 알렸던 달샤벳은 지난 6월 '내 다리를 봐'로 논란의 중점에 섰다. 가사가 방송심의 제재를 받는가 하면, 치마를 양쪽으로 펼치면 팬티 수준의 짧은 속바지가 보이는 안무로 노출 논란을 빚었다. "멜로디가 밝고 사랑스러워 생각하시는 것처럼 선정적인 무대는 아닐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노래보다 속바지에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다.
치마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원피스를 벗어던지는 걸그룹이 나타났다. 타히티는 지난 23일 '러브 식크(Love Sick)' 쇼케이스에서 검은색 원피스를 벗으면 비키니 수준의 의상이 나오는 파격적 안무를 선보이며 노출 논란을 이어갔다. 음악방송 출연 때는 안무와 의상을 전격 수정했지만 다리를 벌리는 안무 등은 과하다 하기에 충분하다.
치열한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걸그룹들의 경쟁이 '노출'로 번져가고 있다. 어디까지 벗을지, 과연 다음에는 어떻게 보여 무엇을 보여 줄 지 의문이다. 화제성 이슈와 인기만을 목표로 한 노출은 가수로서의 긍지를 안기기 어렵다. 자신의 노래를 들으려는 귀를 닫게 하고 몸을 보도록 눈을 크게 뜨게 하는 안무에서 자존감을 느낄 가수가 있을까. 퍼포먼스를 위한 노출인지, 노출을 위한 퍼포먼스인지 헷갈리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그만두고 음악을 기본으로 한 완성도 있는 퍼포먼스를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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