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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가격 재조정 정책으로 출고가 기준 15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가격이 낮아진 55인치 곡면형 OLED TV.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에 나섰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OLED TV 시장 공략에 나섰던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물량공세에 타격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말 출시한 곡면형(커브드) OLED TV 가격을 기존 15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조정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OLED TV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패널의 생산 품질이 좋아지면서 수율이 개선돼 안정적인 패널 공급이 가능해진 것도 이번 가격 재조정의 요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 TV는 풍부한 화질과 혁신적인 디자인 등을 갖췄지만 높은 가격으로 시장 형성이 더디게 이뤄져 왔다”며 “이번 가격 재조정 정책으로 OLED TV 대중화를 선도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미 기존 가격에 OELD TV를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 차액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900만원대 OLED TV 시대를 선언하자 가장 당황한 것은 LG전자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하며 평면형의 경우 1100만원, 곡면형은 1500만원의 출고가를 책정했다. 곡면형의 경우 삼성전자와 동일한 가격이다. 다소 고가의 제품이지만 앞선 기술력과 세계 최초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가격 재조정으로 500만원 이상의 가격 격차가 발생하게 됐다. LG전자 입장에서도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졌지만 자금력과 마케팅 자원 등이 삼성전자에 비해 열세인 만큼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격 인하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삼성전자에서 먼저 가격을 내린 만큼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업계의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500만원 이상 가격을 낮춘다는 것은 물량공세를 통해 시장 내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라며 “가격 인하 여력이 있었다면 출시 시점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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