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분노의 금요일' 시위…유혈충돌로 95명 이상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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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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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지지파가 16일(현지시간) 군부의 시위대 무력 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분노의 금요일' 시위
를 벌이면서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아랍권 위성 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이집트 전역에서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로 최소 9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사태로 110명 이상이 숨졌다고도 밝혔다.

반면 A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전국적으로 시민 56명과 경찰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무르시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대변인 기하드 엘하드다드는 트위터에 "'쿠데타 반대 연합' 회원들이 오늘 카이로 각 지역의 모든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출발해 람세스광장에 집결할 것"이라며 '백만인 행진' 참여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집트 '군부 쿠데타 반대' 연합 세력은 이날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카이로 람세스 광장에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군부 반대를 외치고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했다.

이집트군과 경찰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위법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고, 군경의 시위대 해산 모습이 TV에 중계됐다.

AP통신은 야전 병원이자 시체 보관소인 이슬람 사원에 시신이 대거 안치돼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카이로 다음으로 큰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도 무르시 찬반 진영이 충돌해 최소 10명이 숨졌고, 카이로 서쪽의 파이윰에서는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로 11명이, 북부 나일델타 두미아트에서는 8명이, 동북부 이스마일리야에서는 4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보건부는 이틀 전 유혈 사태로 전국적으로 638명이 숨지고 42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한 시민혁명 이후 이집트에서 하루 동안 발생한 최다 인명 피해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은 "보건부의 발표보다 사상자가 8~9배 더 많다"며 "2600명이 목숨을 잃고 1만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집트 내무부는 지난 14일 한 달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이 필요할 경우 공권력을 사용할 권한을 부여한 상태다. 내무부는 또 관공서와 경찰에 대한 공격에는 실탄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이슬람계 정당과 시민단체는 과도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통행금지령을 발동한 것에 항의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이집트 정부와 무슬림형제단 양측에 '최대한의 자제심'을 발휘해 폭력을 종식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집트 사태 관련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등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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