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원자재펀드가 최근 수익률 회복에 나섰다. 유럽과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한층 높아진 경기회복 기대감 탓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실물경기가 바닥을 찍고 개선세를 보이기 때문에 원자재시장도 점차 침체국면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펀드는 최근 1개월 새 5.64%의 이익을 거뒀다. 이 기간 천연자원펀드는 6.61%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금펀드는 8.96%로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지수가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수혜를 입고 큰 폭의 급등을 실현했다”며 “원자재시장은 점차 침체국면에서 빠져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원자재펀드는 지난 6월 한 달간 10.18%의 손실로 5개월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7월 4.83% 수익을 거두며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이달 들어서도 4.33%의 이익을 거두고 있다.
금펀드 또한 상반기 내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11% 이상의 수익을 거뒀으며 이달 들어 3.9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은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은 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13.88%의 수익률로 ETF 가운데 가장 높다. 이 펀드는 지난 6월 16% 이상 빠지면서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왔으나 전월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5.32%의 이익을 거뒀다.
손 연구원은 “금의 경우 선물시장에서 지난 4~6월의 매도공세가 역사적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최근 단기 매수세 유입으로 매도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은 가격 역시 실수요가 급증하면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자재펀드가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기보다는 장기간 이어진 침체로 인한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펀드는 수익률 회복 후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원자재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가 탄탄하지 않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실수요의 지지와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원자재 시장의 단기 가격이 지지될 것으로 보이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얘기다.
손동현 연구원은 “특히 금의 경우 상승추세로 돌아서려면 온스당 1500달러 이상으로는 상승해야 된다”며 “은과 산업용 원자재 또한 회복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신규 투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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