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강원도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국정환경의 변화와 정당,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속도’를 주제로 특강을 실시한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2006년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제기해 자신을 교육부총리 임명 13일 만에 물러나게 하는 등 과거 깊은 ‘악연’에도 새누리당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새누리당이) 저를 오라고 한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운을 뗀 뒤 “저 역시 ‘가는 게 좋다, 안 가는 게 좋다’ 등 여러 얘기를 들었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있어야 하지 않나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자신이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특강을 한다는 사실이 미리 알려지면서 SNS상에서 “얼마를 받아먹었나”, “변절자” 등의 비난을 들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특강에서 여야 정치권에 쓴소리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
그는 최근 논란 끝에 수정안을 내놓은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 “대통령의 의지조차 확인하지 못한 조세개혁안이 어떻게 나오는지 의문”이라며 “이해를 못 하겠다. 굉장히 놀랐다”고 새누리당과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여야가 정치적 고비마다 돌파구로 내놓는 당명 변경이나 새로운 인물 영입 경쟁에 대해 “국민을 속이는 기만정치이자 얼굴에 분칠만 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자는 게 새 정치냐. 그렇게 하면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느냐. 근본적으로 던져야 할 질문을 던지지 못하기에 반드시 실패하게 돼 있다”면서 “새 인물이 나왔다고 새 정치가 되는 게 아니다. 신당을 만든다고 새 정치냐. 그것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정치권이 리더십으로 국민을 리드(lead) 하는 게 아니라 팔로잉(following)만 하고 있다. 정치권이 새로운 생각으로 비전을 만든 다음 국민에 인내와 양보를 요구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의 대국민 소통 창구로 활용되는 ‘SNS 정치’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추세이지만 즉흥적·감성적 측면이 많아 우리가 바라는 올바른 민주주의인지 의문이 있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소음 민주주의(dinocracy)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정치의 본질적, 현실적 한계를 거론하며 “시민의 참여와 토론하는 문화가 결부된 이른바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 모델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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