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에도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 속에 2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대금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아 실적 부진에 시름하는 증권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투자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만큼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1일 석달 만에 2000선을 넘은 이후 이날 현재까지 2000선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8월 23일부터 이날까지 29거래일 동안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를 지지하고 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10조원을 훌쩍 넘어간다. 매일 3700억원 정도의 주식을 사모은 셈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2주일째로 접어들고 부채한도 증액 관련 정치권의 협상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견고한 하방경직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수세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 등 차별적인 요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는 상승세지만 증시 거래대금은 크게 늘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의 지난달 12일 하루 거래대금(매수 기준)은 약 6조700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시 하향 추세다. 지난 7일에는 3조4000억원 정도에 머물렀다.
증권사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개인들인 코스피시장에서 3조14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8월에는 50.9%였으나 지난달에는 42.1%로 9% 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이 비중은 이달에도 43.9%에 머물고 있다.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의미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면서 증권사들의 올해 2013회계연도 2분기(7~9월)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대비 10.4%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시 주변자금의 정체가 지속돼 (증권사 실적의) 본격적인 개선에는 시간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금리 하락과 강력한 비용 절감 노력에 따라 2분기 이후에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회복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훈 연구원도 "코스피 거래대금이 지난달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예산안과 채무한도 증액 문제를 둘러싼 불투명성으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쉽게 좋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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