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상 꺾기 실태조사 결과.[자료=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제공] |
#2. B기업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월 500만원씩 납입해야 하는 방카슈랑스 가입을 강요받았다. 해당 기업 대표는 방카슈랑스는 5년 납입, 10년 유지해야 손실이 나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적금 가입을 강요받는 것이 낫겠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20% 이상이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금융상품 강요행위(꺾기)로 인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20~24일 소기업 276개사, 중기업 83개사 등 중소기업 359개사(일부 문항 복수응답 허용)를 대상으로 실시한 꺾기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꺾기는 은행이 협상력이 낮은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원하지 않는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해 실질적으로 대출금리를 높이는 불공정행위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23.7%는 '최근 2년간 꺾기 피해를 입었다'고 답변했다.
'꺾기 가입을 거절했다'와 '자발적으로 가입했다'는 답변의 비율은 각각 4.2%, 12.3%에 그쳤다.
특히 소기업(25%)과 매출액 100억원 미만 기업(24.9%)일수록 꺾기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는 답변이 많았다.
대상 상품은 예·적금이 74.1%로 가장 많았지만, 보험·공제(41.2%)와 펀드(28.2%)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보험·공제(65%)와 펀드(28%) 꺾기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예·적금(15%) 꺾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상자는 대출고객인 중소기업(77.6%)은 물론 대표자(30.6%), 직원(4.7%) 등으로까지 확대됐다.
금융감독당국은 협상력의 차이, 궁핍한 처지 등을 이용한 꺾기에 대한 감독체계를 강화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이 같은 관행을 근절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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