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21일(현지시간) "공화당과 오바마케어 반대자들이 '오바마케어 신청 웹사이트인 '헬스케어 닷 거브(healthcare.go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과 오바마케어 반대자들은 웹사이트 접속 장애를 놓고 "예고된 재앙"이라며 "제도 자체의 결함이 드러났다"고 몰아붙였다.
오바마케어 웹사이트는 지난 1일 오픈과 함께 잠시 다운됐다가 8일 재개됐지만 빈번한 오작동으로 가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다. 버지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계좌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연설에서 "웹사이트 장애에 대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며 "하지만 웹사이트 담당팀이 전문가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웹사이트 접속 장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웹사이트 장애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몹시 화를 냈다"며 "자신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 가입 차질에 대한 당혹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비판을 의식한 듯 "건강보험개혁제도는 단순히 웹사이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도의 핵심은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케어 웹사이트 접속자 수가 2000건을 기록하는 등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오바마케어의 성공을 자신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측은 웹사이트 장애와 함께 오바마케어 가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제도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웹사이트 장애 문제는 연방정부가 건강보험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늘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속에서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며 "오바마케어의 실패에 대한 하원의 감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국가부채 상한 증액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여야 간 합의안을 이끌어 디폴트 현실화를 막았던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내년 3월 31일까지 모든 미국 국민이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물도록 하는 이 제도의 실질적 시행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오바마케어 관할 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캐슬린 시벨리어스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시벨리어스 장관을 불러 청문회를 열겠다고 나서는 등 오바마케어 및 웹사이트를 둘러싼 여야 간 정치공방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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