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인도의 두 총리는 각각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열고 양자간 협력강화 및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인도와 '3각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18차 중·러 총리 회담을 위해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메드베데프 총리는 리 총리와의 만남에서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수입 등 에너지 협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 외에 무역규모확대와 매커니즘 개선, 투자협력 강화 등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22일 보도했다.
리둥(李東)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러시아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양국 총리의 회동은 앞서 시진핑(習近平)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체결한 내용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모스크바 국제관계 대학원의 한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이미 호혜상생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양국간 총 무역액은 882억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올 들어 9월까지 총 무역규모도 벌써 661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투자협력은 부진해 이번 회담에서 투자협력강화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해 양국간 직접투자액(금융업 제외)는 6억5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116.2% 증가했으나 중국 해외투자총액의 1%에도 못 미쳤다.
한편 인도의 싱 총리는 이번 방중기간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인도 내 '중국 특구' 건설방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지본과 인도의 값싼 노동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으로 현재 인도 내 5~7곳이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5월 인도를 방문한 리 총리는 싱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과 인도가 협력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자"며 양국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은 여전히 국경문제로 잦은 충돌을 빚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 극복해야할 난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이 파키스탄에 원자로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인도가 반발했으며 인도는 2005년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체결해 중국을 예민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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