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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가 나흘째 상승했다. 동시에 원화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출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적완화의 이중적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83포인트(1.04%) 오른 2031.64로 마감됐다. 지난 14일 이후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12거래일 만에 2030선으로 올라섰다.
지수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쌍끌이 매수가 이끌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597억원 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이날 248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들도 금융투자업계와 보험, 투신권을 중심으로 138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들은 지난 9월 이후 가장 많은 370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사자'에 나선 배경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기대감 확산이 꼽힌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오른 점도 영향을 줬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 지명자가 지난 14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유지를 시사한 이후 코스피는 강한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이슈와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셈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따라 국제금융시장도 불안과 안도를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적완화 유지는 원화 강세도 불러왔다. 수출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신흥국 통화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고 반대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는 신흥국 통화 가운데 외환안정성이 가장 좋아 최근 강세폭이 두드러진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0원 내린 1056.4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 때 1054.95까지 내려가며 연저점(연중 최저치)인 지난달 24일의 1054.3원에 바짝다가섰다.
원ㆍ엔 환율도 전일보다 3.38원 떨어진 1058.42를 기록해 지난 2008년 9월 22일(100엔당 1041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 기업들의 재무제표상 손실이 생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원화 강세는 수출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달러당 1050원 수준의 환율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염 연구원은 다만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가 좋아지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경기회복과 주가상승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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