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코리아 최대 딜러 한성자동차, 27억원 탈세 의혹

-벤츠 코리아와 불공정 관계 이어… 예상 추징 세액은 약 52억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최대 딜러인 한성자동차가 과거 한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매각되는 과정에서 약 27억원의 탈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세법을 적용할 경우, 이들이 추징하게 될 금액은 약 52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된 사업부의 자산 및 부채와 매각금액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기준 약 52%의 판매점유율을 갖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최대 딜러이다. 한성자동차는 '회사 명의세탁' 방식을 이용해 탈세를 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민병두 의원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RAT)에 자료에 근거해 복수의 회계사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분석한 결과 등에 따르면 그동안 한성자동차는 과거 한자와 한글 이름의 법인명을 번갈아 사용했다. 즉, 현재의 한성자동차는 한성인베스트먼트가 바뀐 회사이며 한성인베스트먼트는 과거 韓星自動車가 바뀐 회사이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06년 6월 24일에 현재의 한성자동차와 과거의 韓星自動車의 벤츠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당시 2006년 7월 1일을 기준일로 하여 사업부 자산 및 부채를 장부 가액으로 매각했다. 당시 장부가액은 77억9838만원이다.   

벤츠 딜러 사업은 임포터인 메르세데츠 벤츠 코리아로부터 딜러십을 획득하여야만 영위할 수 있는 독점적인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권 등을 포함한 무형의 권리와 장부가액 등의 유형의 권리를 합산한 금액으로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2006년 매각 당시 시장점유율이 51%에 달하는 메가 딜러로서 영업권 가치는 그에 상응하는 만큼 값비싼 것이었다. 
 

미국 자동차 딜러 영업권 평가시 세전 이익 대비 영업권 배수

실제로 자동차 딜러 사업이 활성화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딜러업체를 인수 합병할 때 시가로 평가한 영업용자산의 가액에 딜러십에 대한 영업권을 가산한 금액으로 거래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딜러쉽 거래 전문기관인 The Presidio Group의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최고급 차량의 딜러십 영업권은 세전 이익의 6배~7.5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성인베스트먼트가 해당 사업부를 양도한 2006년의 1월부터 6월까지의 영업이익은 71억6000만원으로 이를 1년간의 영업이익으로 환산한다면 약 143억원이다. 이를 근거로 미국방식의 영업권 평가를 한국에 적용할 경우 143억원의 6배~7.5배에 해당하는 860억원~1075억원까지 평가될 수 있다.  

한국의 세법은 법인세법·상속세및증여세법·국세기본법·지방세법 등을 통해 특수관계자와의 부당한 거래를 막기 위해 영업권을 평가하는 방식이 정해져있다. 또한 영업권 가치 평가에 대해서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59조 제②항과 제③항을 통해 무체재산권의 평가 방법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2006년 당시 한성인베스트먼트가 한성자동차에게 벤츠 딜러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계산했어야 하는 영업권 가치를 관련 세법에 입각하여 분석하면 97억원 상당이다. 이에 근거해서 당시 납부했어야 하는 세금은 27억원 상당이었던 것. 

즉 세법상 영업권 평가액인 97억만큼 한성인베스트먼트가 한성자동차로부터 매각 금액을 적게 받은 것에 해당한다. 이는 법인세법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3호의 부당행위 계산에 해당한다. ‘부당행위 계산’이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과정에서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을 의미한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영업권가치는 내부자료인 탓에 입수할 수 없으나 감사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97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며 "세법상 한성인베스트먼트가 한성자동차로부터 매각 금액을 97억원 적게 받은 것으로 부당행위 계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한성인베스트먼트는 97억원에 해당하는 ‘과세표준’만큼 법인세를 탈구한 것에 해당한다. 
  

2006년 이후 한성자동차의 당기순이익

이후 한성자동차는 승승장구한다. 현재 한성자동차의 공시된 재무재표를 확인해보면 벤츠 사업부를 인수한 2006년 이후 기간인 2007년~2011년 5년간 연평균 1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였다. 즉 78억원으로 인수한 벤츠 사업부에서 연간 102억원의 이익을 달성한 것.   

특히 2006년 7월 1일 기준으로 78억원을 지급해 인수한 벤츠 사업부로 2006년 하반기 동안 26억원, 2007년 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였는데 이는 투자(=매각)한지 1년6개월만에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성인베스트먼트의 헐값 자산 매각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성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벤츠 사업부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회사의 가치를 보전할 업무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관계자인 한성자동차에게 헐값 매각을 한 것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로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른바 1인 회사에 있어서도 주식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1인 주주나 대주주라하여도 회사에 손해를 주는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