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로 얼룩진 삼성·교보생명 '보험왕'

금감원, 리베이트 정황 포착…징계 예정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업계 상위사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보험왕' 탈세 비리 혐의와 관련해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 점검한 결과, 보험왕의 리베이트 정황을 적발해 경영 유의 조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점검은 앞서 경찰이 고액 보험설계사의 고액 탈세 연루 혐의를 발표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앞서 경찰청은 세무당국에 납입 내역을 통보할 필요가 없는 비과세 보험상품이 수백억원의 불법자금 탈세에 이용됐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다년간 막대한 보험 판매 실적을 올려 '보험왕'으로 불린 유명 보험사의 설계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점검에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보험왕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특정 고객에 과도한 편의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적 경쟁을 위해 고객에게 과도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보험 해지시에도 고객이 맡겨둔 도장 등으로 보험설계사가 직접 적발하는 사례 등이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소속 보험설계사만 3만5500여명으로, 50억원 이상 고액·다건 계약을 보유한 고액 보험설계사도 50여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사들의 보험왕 관련 사고가 터지면서,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앞서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 설계사들의 리베이트 정황도 연달아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들 설계사 역시 고객과 고액의 보험 계약을 체결한 후, 3000~4000만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다시 고객에게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이 과도할 경우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가 있지만, 현재 리베이트를 부추기는 영업구조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해당 보험설계사의 등록을 취소하고 관련 임직원을 문책하는 등 중징계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