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승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장은 17일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중국경제는 '중성장단계'로 진입해 과거처럼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중국 지도부의 적극적인 시장경제 심화와 민생안정 노력으로 국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며 경제발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신 센터장은 "특히 최근 한국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동북 3성 지역은 중국의 국책사업인 동북진흥정책을 기반으로 경제체제 고급화를 위한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어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동북 3성에는 현재 4500여 개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올해 9월 기준으로 한국의 이 지역에 대한 투자액은 48억7000만 달러로 전체 대중국 투자액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신 센터장은 "중국의 새 지도부는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도시화를 강력히 추진한다는 생각이며 이는 중국이 도시화를 통해 소득 증대, 소비 증가, 투자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내수 중심의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도시화가 급진전하면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국 동북지역과 중서부지역이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린성의 경우 인접한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한국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동북 3성 간 공공외교를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우호적 감정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중국 동북 3성은 북한, 러시아와 인접한 지경학적 특징으로 인해 한국의 신(新) 북방정책 추진에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중국이 추진 중인 랴오닝성 연해개발계획과 지린성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두만강 벨트) 개발계획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장기적으로 남북경협과 남·북·중 삼각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팀장은 한국기업의 동북 3성 진출과 관련 "농산물 가공, 장비 제조, 자동차 제조, 금속 가공, 섬유화학 등의 전통산업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금융, 문화, 관광 등의 서비스업도 유망 투자업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동북 3성의 내수 소비시장 진출은 소비기반이 어느 정도 형성된 다롄(大連), 선양, 창춘(長春), 하얼빈(哈爾濱) 등의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해 주변도시로 점차 확대해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중국 동북 3성 간 협력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포럼에는 양국 정부와 학계, 언론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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