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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공개한 일본 731부대 만행 증거 문서. [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2차 대전 당시 세균무기 개발을 위해 잔혹한 생체 실험을 자행한 것으로 악명높은 일본 731 부대. 중국 당국이 이 731부대의 만행을 입증하는 당시 일본군 문서를 공개했다.
1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기록보관소는 지난 1950년대 창춘(長春)시의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일본 관동군 문서 10만여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최근 731부대와 관련된 문서들을 다수 발견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들 731부대 관련 일본군 기록물은 생물학전과 생체 실험 내용이 담긴 81권의 책자와 400여건의 문서, 70여건의 시청각 자료로 1936년부터 1945년 5월 사이에 작성된 것들이다.
이는 일제 관동군이 패주하면서 미처 소각하지 못하고 땅속에 묻은 이들 문서들로서, 일제 731부대 등 세균전 부대가 중국 20개 이상 성(省)·시(市)에서 벌인 161차례의 세균 무기 공격 과정이 자세히 적혀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가 이 문서들을 분석한 결과 최소 372명의 중국인, 조선인, 소련인 등이 731부대로 '특별이송'돼 생체 실험 등 세균 무기 개발의 도구로 쓰였고 세균 무기 공격을 당한 27만명이 사망, 237만명이 전염병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린성 기록보관소 관계자는 "특별이송은 일본군이 이용가치가 없는 범죄자를 731부대 등 세균전 부대에 넘겨 실험용으로 쓰게 한 것"이라며 "일본군 문서를 보면 이들 중 다수가 생체 해부를 당하는 등 세균 무기 개발에 희생됐다"고 설명했다.
관동군헌병대가 1938년 1월 제정한 '특별이송에 관한 통첩'은 이송 대상자인 범죄자를 크게 간첩(파괴분자)과 사상범(민족해방운동가 및 공산주의운동가) 두 종류로 구분하고 있어 일제가 독립투사 등을 범죄자로 몰아 생체 실험 도구로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서는 일제 관동군이 주민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실험용으로사용할 쥐를 잡아들이게 했으며 구체적으로 2만개의 쥐덫을 나눠줘 9만마리의 산 쥐를 거둬들였으며 쥐를 많이 잡아다 바친 주민을 포상했다는 내용도 있다.
중국 연구자들은 "이렇게 많은 산 쥐를 잡은 것은 쥐 박멸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페스트균을 연구·배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일제의 대표적인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의 정식 명칭은 '관동군 방역급수부'로,1936년부터 1945년까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주둔하며 생체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 등을 자행했다.
중국 학계는 2차 대전 당시 731부대 등 일제 세균전 부대가 생체 실험으로 중국군(軍)·민(民)은 물론 한국인, 몽골인, 미국인, 소련인 등 1만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 문서에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에는 '난징시에 조선인 위안부가 36명이 있다', '위안부 한 명이 많을 때는 열흘 동안 병사 267명을 상대했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어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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