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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활에 맞는 것은 기본, 궁궐 내 갖은 모략에도 목숨을 지켜온 하지원이 아들을 낳았다. 아들의 목숨은 더 길고 질기다. 끝이 보이지 않은 벼랑에서 떨어진 갓난아이지만 울음소리는 우렁차기만 하다.
2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기승냥(하지원)이 갓 낳은 아이를 지키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기황후'에서 승냥은 박씨(한혜린)의 도움으로 황궁에서 도주하던 중 염병수(정웅인)의 추격을 받게 됐다. 도주 중 받은 충격으로 하혈을 한 승냥은 동굴에서 홀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서둘러 몸을 추스리고 아이와 함께 도주했지만 염병수 일당의 추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승냥은 주위의 나뭇가지로 아이를 지키려 했지만 본인도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장성들의 칼과 화살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중 염병수 측 병사가 기승냥 등에 업혀 있는 아이를 잡고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승냥은 뒤늦게 아이를 찾아 헤맸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오열하며 엄마의 슬픔을 그대로 표현했다.
하지만 하지원의 명연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이날 '기황후'는 절벽에 떨어진 아이와 병사의 어색한 CG는 차치하더라도 엉성한 전개와 말도 안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바닥이 보이지도 않는 절벽에서 떨어진 아이는 별 탈 없이 목숨을 건졌다.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서도 기승냥의 유전자만 받으면 괜찮다는 듯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진부한 전개도 이어질 계획. 승냥의 아이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타나실리(백진희)의 손에 들어갔고 불임에도 계속 임신한 척 연기해온 타나실리는 갑작스럽게 생긴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들였다. 이 사실을 아는 비구니를 살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아이 발등에는 세 개의 붉은 점이 있어 훗날 낳아준 엄마와 길러준 엄마 사이에서 갈등하는 뻔한 모습도 예고했다. 기승냥의 아이인 줄 모른 채 키우기로 마음 먹은 타나실리와 어머니의 유전자를 그대로 받고 긴 목숨만큼은 보장받은 아이가 앞으로 어떤 전개를 펼칠지 궁금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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