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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기아차가 독일의 아우디·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오는 2019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업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약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1위로 선정된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세계 4대 종합회계자문 그룹인 KPMG 인터내셔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4년 KPMG 글로벌 자동차 산업 동향 보고서’(KPMG’s Global Automotive Executive Survey 2014)를 발표했다. KPMG 글로벌 자동차 산업 동향 보고서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발간되고 있는 보고서로, KPMG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조사는 2013년 7월부터 8월까지 전 세계 28개국의 연간 매출 1억달러(한화 약 1000억원) 이상인 자동차산업 관련 기업체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조사대상자들의 지역별 비율은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이 40%,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35%, 미국 지역이 25%였다.
응답자들은 ‘기술 리더십’과 ‘미래 지향적 모빌리티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다음과 같은 6가지 유의미한 조사결과도 나왔다.
먼저, 향후 글로벌시장 점유율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로 현대·기아차가 선정됐다. 현대·기아차는 ‘2019년까지 가장 높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완성차 업체’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아우디·폴크스바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 당시 5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즉, 전 세계 자동차산업 경영진 200여명 중 70%가 한국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약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점유율 상승의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 자동차산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위승훈 부대표는 “이번 보고서를 결과는 그간 미국, 유럽, 일본이 선도하고 있었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 이동을 뜻하는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5 업체로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온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상위 10위권 내에는 자동차 산업 강국인 미국과 일본 업체가 모두 탈락하고 러시아, 중국, 인도 업체들이 약진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오토바즈가 전년도 21위에서 3위로 18계단 상승했으며, 4~6위와 9~10위는 중국 업체로 10위내 기업중 중국업체가 절반을 차지했다. 상하이자동차(전년도 6위)가 4위, 체리가 5위(13위), 둥펑이 6위(11위)를, 화농자동차가 9위(17위), 베이징자동차가 10위(3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인도의 타타 자동차가 7위(10위), 독일의 BMW는 8위(2위)를 기록했다.
한편, 보고서는 자동차 업계에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기적 성장은 인수·합병(M&A)를 통한 성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내부 투자를 통한 성장을 의미한다. 주로 선진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주요 경영전략으로 유기적 성장을 꼽았다.
또한 전기차 분야에서 향후 5년간 플러그인 자동차의 수요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플러그인 자동차는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융합·진화시킨 형태의 차량이다. 배터리에 의한 구동과 장거리 주행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충전소 인프라 부족과 저연비의 단점은 보완한 개념이다. 더불어 응답자의 69%는 연료전지 기술도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연기관 다운사이징이 주요한 과제라고 꼽은 응답자도 76%에 달했다.
보고서는 차량 스스로 도로를 인지해서 운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Self-driving Car)의 부상도 전망됐다. 디지털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으로 해석된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부상은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아어 많은 소비자들이 뛰어난 연비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2%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최근 자동차 구매자들이 수명이 길고 연료 소비가 적은 자동차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자동차 내부의 첨단기술 탑재도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꼽혔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구매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 중 71%가 향후 온라인 구매 모델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기존 자동차 딜러들 중에서는 60% 정도만이 온라인 모델의 부상을 예상해 아직은 온라인을 통한 구매에는 시각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위 부대표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커다란 모멘텀을 맞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존의 내연기관(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에서 전기차 및 연료전지 자동차로 넘어가는 과정은 과거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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