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박찬구(67)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인 박삼구(70)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금호그룹 계열 분리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로써 금호석화는 여전히 그룹의 지배를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20일 금호석유화학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계열제외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박찬구 회장 측은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해달라고 공정위에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1년 소송을 제기했다.
박찬구 회장 측은 2010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개시 후 박삼구 회장이 이 회사 등에 대한 경영 지배권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서도 제외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서울고법은 "박삼구 회장이 채권금융기관의 위임에 따라 금호산업 등의 일상적 경영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사업 내용을 지배하고 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주주변동 등 계열제외 사유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에 생겼다"며 "공정거래법상 계열제외 신청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오너가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 제외 신청이 인정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새로운 형태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처분 자체를 취소해달라며 금호석유화학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다른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금호그룹은 2010년 박삼구·찬구 형제의 갈등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로 분리됐다. 이후 이번 소송을 포함해 지분 정리를 위한 여러 건의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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