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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홍이역을 열연한 배우 김고은이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13일 개봉을 앞둔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제작 티피에스컴퍼니)도 김고은에게는 쉽지 않았을 작품이다. 매 신(scene)마다 와이어를 항상 찼으며 실제 무게의 검을 휘둘러야 했다.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마지막에는 폭발하는 감정을 유지한 채 무술을 펼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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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홍이역을 열연한 배우 김고은이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기본적으로 무협에 대한 이해가 있는 편이죠. 어린 시절 중국에서 10년 정도 살았기 때문에 친숙한 장르이기도 했고요. ‘동방불패’ ‘와호장룡’ ‘동사서독’ 등 어릴 때부터 즐겨봤죠. ‘협녀’ 완성본을 보니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다 같이 힘들게 액션을 했잖아요. 후반작업을 거쳐 완성도 있는 장면들이 신기했죠.”
‘협녀’는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까지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이다.
고려의 권력을 얻기 위해 배신을 택한 야심가 유백(이병헌)은 사형사제지간이었던 월소(전도연)와 풍천(배수빈)을 배신한다. 월소는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풍천의 딸 홍이(김고은)를 키워 대의를 위해 복수를 다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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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홍이역을 열연한 배우 김고은이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듣기만 해도 근육통이 걸릴 것 같았지만 김고은이 힘든 부분은 따로 있었다.
“액션에 감정연기를 더해야한다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액션만 했다면 한계에 부딪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매 회차마다 감정 연기를 함께 해야 하니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았어요. 좌절할 것만 같았죠. 그래서 무술감독님과 타협점을 찾았어요. 제가 ‘연기가 더 중요한 장면’이라고 고집을 부리면 와이어신 하나 정도 빼주신 거죠(웃음). 스태프들에게는 저랑 신 감독님이랑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보는 재미도 있었을 걸요?”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김고은은 스스로 많은 배려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전도연은 액션으로 탈진한 김고은이 감정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이미 스탠바이 상태인 스태프들이 촬영하자고 해도 ‘배우가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기다려라’라고 호통 아닌 호통을 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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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홍이역을 열연한 배우 김고은이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장편영화마다 액션을 소화한 김고은은 밝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치즈인더트랩’은 그런 의미에서 선택한 것이죠. 일단 피할 수 없는 작품이었어요. 제안을 받았지만 영화 때문에 고사를 했는데 스케줄이 조정이 되더라고요. 그 다음에 제의가 한 번 더 들어왔고요. 이윤정 감독님을 믿고 가기로 했죠. 밝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었어요. 이제 20대 후반이 될텐데, 20대 초반이 갖는 감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시기에만 나올 수 있는 표현이 있다는 거죠. ‘은교’를 21세 때 찍었는데, 다시 ‘은교’를 봐도 딱 그 시기에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느껴요. 그게 멜로가 될수도 있겠죠? 나이에 따른 사랑의 방식도 다르다고 생각하니까요. 연기를 통해 좀 더 많은 표현을 해보고 싶어요.”
김고은은 ‘협녀’의 장점에 대해 액션이 아닌 ‘드라마’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극적인 드라마인데 그게 거북스럽지가 않더라고요. 있을 수 없는 일이 담긴 영화라면 출연을 결정하지 않았겠죠. 시나리오를 읽는데 감정이 동요가 되더라고요. 그게 관객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김고은의 감정 전달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은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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