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의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개인용 컴퓨터 분야의 선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PC 분야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협상에 나서는 업체는 도시바와 후지쯔, 바이오(VAIO·소니에서 독립한 컴퓨터사업부) 등 3곳이다. 이들 기업은 내년 4월께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킨다는 목표 아래 연내에 기본 합의를 이룬다는 입장이다. 현재 구체적 협상에 착수한 상태다.
새로운 체제가 순조롭게 출범하면 이들 기업은 일본 국내 PC 분야 시장점유율의 30%를 넘기게 된다. 현재 점유율 26.3%로 업계 1위에 올라 있는 NEC 레노버 그룹을 제치고 선두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번 통합 작업은 최근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PC 시장이 축소되면서 나온 자구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가 지난 7월 PC 사업 매각 과정을 거쳐 바이오라는 업체로 독립시킨 것도 시장 상황 악화가 영향을 줬다. 분사 이후 바이오는 국내외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인 전용 FMV 브랜드와 태블릿 등을 생산하는 후지쯔는 유럽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지쯔도 지난 10월 PC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내년 봄에 새로운 회사로 분리시킬 계획이다.
도시바는 노트북 라인인 다이나북 브랜드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회계 부정 스캔들이 발각되면서 PC 분야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통합 형식은 바이오가 존속회사로 통합되고 각사가 이에 출자하면서 사업을 이관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도시바, 후지쯔와 바이오의 최대주주인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가 각각 30% 정도를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통합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백지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미국 리서치회사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풀린 PC 물량은 3억 800만 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 레노버 그룹, 미국의 HP와 델 등 3개 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후지쯔와 도시바, 바이오 등 3개 사의 점유율은 약 6%로, 세계 6위인 미국 애플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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