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라면세점, 경쟁사 고객 유치도 모자라 협력여행사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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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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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신라면세점이 경쟁사인 롯데면세점에서 주최한 대규모 한류콘서트 행사에 참가한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유치하기 위해 여행사를 회유한 사실(본보 4월 18일자 14면 보도)이 드러난 가운데, 신라 측이 이에 반발한 여행사에게는 압력을 행사한 내용이 추가로 밝혀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지난 15~17일까지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주최 ‘제23회 '패밀리 페스티발’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유커 1만5000여명 등을 자사 면세점으로 유도하는 과정에서, 자사 요구를 거절한 중소 여행사를 상대로 '계약 변경'을 통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신라면세점으로부터 대규모 유커에 대한 정보를 넘겨줄 것을 요구받은 한 중소 여행사 측은 신라 측의 파격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상도의에 어긋난다며 롯데면세점 콘서트 단체 관광객의 인원 및 가이드, 일정, 여행객 대표 등을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신라면세점은 이튿날인 12일 오전 △매출 대비 인센티브 제공 불가 △신라면세점 프로모션 및 공연 지원 불가능 △가이드 인센티브 지원 불가 등의 내용을 자사 요구를 거부한 여행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안간 계약 파기 통보를 받은 이 여행사 대표는 "이번 건(제안 거절)으로 인해 신라면세점 담당자로부터 '향후 인센티브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통보를 받아 회사 경영에도 어려움이 생기게 됐다"며 "(신라면세점의 제안이) 좋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절한 것은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한 것이 이렇게 불이익으로 돌아올지는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와 연간 단위로 정식 계약을 맺는다. 여행사는 면세점과의 계약을 통해 유치 관광객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고, 사안별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형태로 회사를 운영한다.

여행사는 인센티브 수익을 위해 관광객의 의사를 무시한 채 특정 면세점이나 식당 등으로 여행객을 인솔해 관관객의 항의를 받거나,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일방적 계약 파기는 있을 수 없다"며 "더구나 면세점 입장에서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가 '슈퍼 갑'인데 어떻게 갑질을 하겠느냐. 그런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반문했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11일 이번 대규모 유커의 한국 관광을 담당하고 있는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롯데면세점 콘서트 단체 관광객의 인원 및 가이드, 일정, 여행객 대표 등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신라면세점은 △여행사에는 관광객 1인당 1만원을 △가이드에게는 인솔 대가로 1인당 5만원을 각각 추가 지급키로 했다. 또 △T/C(여행사 직원)에게는 고객 입점 때 1인당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여행사에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보내며 회유에 나섰다. 롯데 행사 고객을 유도하면 기존 판매 인센티브에 고객 1인당 추가로 6만원씩을 더 지급키로 했다.

이는 사실상 자사 이익까지 포기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한 면세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세점의 제안은 여행사와 계약 때 정한 기본수수료와 매출에 따른 기본 인센티브 등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고객이 100만원 핸드백을 신라면세점에서 구입하면 판매 금액별 매출 수수료에 더해 개인별 6만원을 추가로 지불키로 한 것으로, 해당 관광객에 대한 판매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모객 행위를 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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