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검찰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일본 계열사를 통해 200억원 가량의 해외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는 해외 비자금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케미칼 등 10개 그룹 계열사와 롯데케미칼 협력업체 A사 등 15곳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롯데케미칼은 롯데 계열사 10곳 가운데 해외 비자금 조성 통로로 지목된 곳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인 A사에 거래대금을 지급할 때 굳이 불필요한 거래과정을 한 단계 추가한 것은 마진이나 수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을 위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판단이다.
이러한 경우 수익을 해외로 빼돌려 세금을 내지 않고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을 악화한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65)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협력업체인 A사 대표 K씨 등과 함께 출국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아울러 2013년 8월 호텔롯데가 부여리조트와 제주리조트를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손실을 끼친 정황도 포착됐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계열사가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국부 유출 의혹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이곳도 압수수색됐다. 당시 부여리조트와 제주리조트의 자산가치와 합병 금액을 평가한 곳은 안진이었다.
검찰은 이 같은 비리 의혹의 정점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의 친위대로 불리는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신 회장은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자산 거래의 컨트롤타워가 정책본부였던 것 같다"며 "최소한 보고는 다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는 롯데물산으로 31.27% 지분을 갖고 있다. 호텔롯데(12.68%), 일본 롯데홀딩스(9.3%) 등도 지분이 있다. 신 회장은 2013년부터 지분 0.3%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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