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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나눔 봉사단이 경남 사천 지역사회 어린이들에게 한국산 경공격기인 FA-50의 모형기를 만드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AI]
아주경제(경남 사천) 이소현 기자 =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옛말이라고 하는데,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비행기 만드는 회사’에 들어갈 겁니다.”
경남 사천시 삼천포읍에 사는 김진우(가명·17)군은 당찬 장래희망을 털어놨다. 그는 지역사회의 돌봄 없이는 학업을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김 군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지원해 준 ‘로봇과학’ 수업에 흥미를 느껴 올해 기술고등학교에 당당히 진학했다. 이전까지 장래희망이 없었다는 김 군은 이제 지역 내 최고 직장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비행기를 만드는 게 꿈이 됐다.
박은정 삼천포 창대 지역아동센터장은 “과거 아버지 세대에서는 조선소 다니는 게 최고였다면, 최근 아이들 세대에서는 항공산업이 뜨고 있다”며 “지역 대표 기업인 KAI는 꿈과 도전, 비전을 심어주는 회사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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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나눔 봉사단이 지역사회 아동센터와 노인정 등에 제공할 빵을 만들고 있다.[사진제공=KAI]
◆ 장학사업 등 지역사회 희망전도사 역할 '톡톡'
KAI가 지역사회 ‘희망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창단한 ‘KAI 나눔 봉사단’은 경남 사천시 본사 주변 지역사회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면서 지역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르신들에게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옛 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던가. KAI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5%, 영업이익은 75% 이상 성장하면서 그동안 사내 동호회에서 진행했던 자율봉사를 회사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격상시켜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
KAI 나눔봉사단은 재능기부·봉사지원·장학사업 3개 분과로 운영된다. 지역아동센터에 영어교재, 에어컨, 컴퓨터 등을, 노인 및 장애인에는 이동식 목욕차량 등을 기부하고 있다.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빵 나눔, 하천청소 봉사활동 등도 전개하고 있다.
KAI 나눔봉사단은 단순 기부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희망’을 전달하는 자립형 봉사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관혁 KAI 나눔봉사단 사무국장은 “건강한 봉사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며 “올해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 과학도서를 전달한데 이어 연말에는 페루에 도서관 건립, 내년에는 임직원들과 함께 떠나는 필리핀 학교 건립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통해 '2020년 연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 항공기업'에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세운 KAI는 외형적 성장과 더불어 지역사회를 체계적으로 돌본다는 계획이다.
하성용 KAI 나눔봉사단장(사장)은 “봉사단 활동의 규모나 지원 등을 전문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며 “첫 해 15억원으로 시작해 오는 2025년까지 1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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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통합개발센터는 KAI 본사 정문 옆 부지 2만4512㎡에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로 한국형 전투기(KF-X), 소형 민수·무장헬기(LCH·LAH) 등 항공분야 핵심 개발사업을 진행한다.[사진제공=KAI]
◆ 꾸준한 고용창출로 지역경제 성장 견인
지난 24일 방문한 경남 사천시내. ‘KAI 바로 앞 아파트·오피스텔 분양’ 현수막 등이 이곳 저곳에 내걸려 있었다. 개발이 한창 진행중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KAI 본사 정문에 자리잡은 ‘통합개발센터’는 9개월 만에 위용을 뽐냈다. 2014년 초만 해도 황량한 부지뿐이었지만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로 1500여명 연구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김도완 고정익개발본부 선임연구원은 “통합개발센터 준공으로 항공기 설계, 항공전자, 비행제어, 시험시설 등으로 분산돼 있던 개발인력과 시설을 통합 운영할 수 있게 돼 개발환경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KAI는 고용창출을 통해서도 지역사회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1999년 3600명으로 출범했지만 구조조정 여파로 2600명 수준까지 줄었던 인력은 현재 3800명으로 46% 이상 늘었다.
KAI는 오는 9월 추석 전에 하반기 채용을 시작해 10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중 순수 개발인력 연구원만 60명이다.
향후 KAI가 미국 수출형 훈련기(APT), MRO(항공정비)까지 유치하게 된다면 통합개발센터를 증축하고 고용도 갑절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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