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新지도가 필요하다] ④ 신상진 교수 “북중관계, 中 국가이익 최우선… 한국, 냉철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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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06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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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중관계, 우리 편의대로 생각해서는 안돼"

  • 한중수교 후 北·中 혈맹관계 깊은 골… 美 견제 위해 ‘불편한 동거’ 유지할 것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보다 강력한 추가 대북제재의 필요성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지금, 대북제재의 핵심열쇠를 쥔 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신상진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지난 4일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중국 관계에 대해 한국은 우리의 희망대로, 우리의 기대대로 북·중관계를 봐왔고, 그런 방향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해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리가 북·중관계를 냉철하게 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인터뷰는 신 교수의 광운대 연구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중관계를 우리의 희망과 편의적 관점에서 바라봐 온 점을 지적했다. [김세구 기자 k39@aju]


▲우리가 북·중관계를 제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나.

“북·중관계에 대해 한국은 우리의 희망과 기대대로 바라 왔고, 그런 방향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해왔다. 북·중관계를 냉철하게 보지 않았다. 중국은중국 나름대로의 국가 이익이 있는데도 우리는 우리의 국익 관점에서 중국을 보고, 북·중관계를 봐온 것이다. 그래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도모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은 우리의 희망대로 북·중관계를 다루지 않았고, 북한을 버리지도 않았다고 불만을 갖는다. 우리는 우리의 희망대로 해주지 않은 중국을 비판하기만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반대로우리는중국이원하는대로한·미동맹을파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켰나. 사드 배치는 어떻게했나를 살펴봐야 한다. 결국 우리는 북·중관계를볼 때 일방적인 우리의 희망대로만, 우리의 편의대로만해석했다. 따라서북·중관계와 중국의국가이익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중국에 대해 접근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나 접근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 같다.

“한마디로우리는중국을너무우습게본다. 한국의 지도자나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그렇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 거리에 득실거렸던 거지들을 생각하며 보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봐도 우리처럼 중국을 무시하는 나라는 없다. 중국은 3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의 ‘전략문화’를 생각해야 한다. 기원전부터 군사전략과 국가전략에있어서대단한나라다. 우리한국이30년 전의 중국으로 인식하고 현재의 중국을 대하고있다고 본다. 특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지도자와오피니언 리더들은 미국과 일본 등 과거 우리의 우방국에서 공부한사람들이대부분이다. 미국적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은 시각으로 중국을 보는 것이다. 중국을 활용하고 국가 이익에 활용하려는 차원이 아닌, 중국을 우리를 위협하는 나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 국민들이 그런 여론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을 적대국으로 바라보고 위협국가로 바라보다 보니 은연중에 중국을 그렇게 대하게되는 것이다. 일본도 매우 우호적이었던 중·일관계가 수교 30년이 되면서 적대적 관계로 돌아섰다. 한국도 곧 한·중수교 30년을 맞게 된다. 우리도 이런전철을 밟을 수 있다. 미국의 시각, 일본의 시각, 중국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봐야한다.”

▲북·중관계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나.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건국 이전부터 시작이 돼왔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 과정부터 북·중 국경지역에서 활동했던 김일성을 비롯한 항일 빨치산들이 국공투쟁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군대를 지원했다. 한국전쟁 시기 중국이 많은 군대를 북한에 파병해 당시 급변사태로 치달을 수있는 북한의 상황을 중국이 살려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것을 보면북·중관계가 매우 긴밀하게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1961년에는 양국이 군사동맹 조약을 체결하고 나서한·미동맹과 미·일 안보협력에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대항하는 등 북·중관계가 매우 긴밀한 관계 즉, 혈맹관계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북·중관계를 들여다보면 내부적으로 양국은 건국 초기부터심각한 갈등이 잠재돼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내부에서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동북지역의 항일 빨치산 그룹과 중국 연안지역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했던 일부 군대들 간의 갈등이 있었다. 시작은 공고했으나 갈등이 잠재된 상태였던 거다.”

▲그 갈등이 지금의 북·중 간 갈등의 핵이라고 보나.

“1958년 중국 군대가 북한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북한내에 있는 동북항일 빨치산 그룹과 연변지역에서 활동했던 독립군 군대 간 갈등이 있었다.
중국 연안지역에서 북한으로 온 세력들을 친중파라고 한다면, 항일 빨치산 그룹들은 김일성의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다. 그 세력 간 갈등이었다. 김일성시대에도 중국과 북한 지도부 간 갈등이 있었다. 당시 중국이 연안파를 지원해 김일성을 견제하려고했다. 1956년, 김일성이 동유럽 방문 기간 중 북한에서 연안파가 주도해 정변을 꾀하는데, 이로 인해김일성은 북한에 있던 모든 중국 군대를 철수하길 강요하는 등 북한에서 연안파를 완전히 제거하게 된다. 그 갈등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을 믿지 못한다."

▲한국전쟁 이후 북·중관계가 우호적관계로 갈 수 있었던 기회는 없었나.

'1960~1970년대로 넘어오면서 주한미군 문제, 한·미동맹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중국의 입장이 상치됐다. 1970년대 파리에서 베트남과 미국 사이에 베트남 전쟁 종결을 약속한 '파리협정'이 체결된 뒤 베트남은 공산화된다. 이를 본 김일성은 '미·중 상하이 커뮤니케(공동성명)'발표 후 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었던 터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바라고 있었다. 그런 국면에서 중국과 북한이 주한미군 문제와 한·미동맹 문제 등을 두고 서로 내부적으로 큰 갈등을 겪었던 측면도 있다. 이후 1980년대에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북한과 노선투쟁 문제도 불거졌고, 무엇보다도 1992년 한·중수교는 북·중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중수교 후 1999년까지 북한과 중국의 최고지도부 간 교환방문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양국관계가 회복될 기회가 없었다. 중국은 과거처럼 북한을 지지하는 입장이 아닌 중재자 역할에 만족하고 있고, 북한은 중국이 자신들의 편을 들지 않고 한국과 미국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북한과 중국은 동맹조약을 체결한 동맹국 아닌가.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는 형식적으로 동맹조약이 살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북한과 중국이 과연 동맹의 관계에 놓여 있는지에는 큰 의문이 남아있다. 또 중국 내에서도 북·중 간 동맹조약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 ‘폐기돼야 한다’는 주장이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이나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까지도 ‘북·중은 더 이상 동맹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할정도였다. 양국관계는 ‘일반적 국가 대(對) 국가’라고 할 정도로 소원해지고 있다. 동시에 양국 간 불신이 매우 높게 깔려 있다고 본다.”

▲북·중 동맹조약은 유지될 것으로 보나.

“북·중 간 동맹관계는 형식적으로라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동맹조약은 크게 △외부세력에대해안보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동맹관계 △양국이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고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유지되는 동맹관계 유지의 두가지로 본다.
지금은 북·중관계가 외부 적대세력에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북·중 모두가 양국의 행동을 제어하고 양국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동맹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 배치하는 등 중국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북한과 일정 정도의 안보적인 측면, 즉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미국이 추진하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대처하기 위해북한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국면과 남북 대립구도 속에서 자신들의 뒤에 중국이 버티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한국과 미국, 일본에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때문에 북한도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는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북·중 간 동맹조약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 신상진 교수는…

전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대만 국립정치대학교에서 외교학 석사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커네티컷대학교 정치학과 방문교수를 지냈고 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연구위원, 선임연구위원을 거쳐 2003년에는 청와대 NSC 전략기획실 국장(동북아평화정책담당관)을 지냈다. 현재는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이자 정보과학교육원 원장이다.



대담=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강정숙 기자 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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