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 등 지도부 일괄 사퇴…정우택 '권한대행' 체제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최연혜,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등 '친박' 지도부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의 지도부가 16일 일괄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 선출된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자연스럽게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새로운 원내지도부에서 추진하게끔 전권을 넘긴다는 설명이다.

◆ 친박 지도부 일괄 사퇴…정우택 신임 원내대표,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비대위 구성 주도

이날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유창수, 박완수 최고위원님들께서도 저와 함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견에는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최고위원이 동석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비상한 시국에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가 새롭게 출범한만큼, 모든 체제를 정우택 대표 체제로 바꿔서 새누리당이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염원에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을 아끼고 보수의 가치를 사랑하는 국민과 250만 당원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함이기도 하다"고도 덧붙였다.

당초 이 대표는 사퇴 시점을 21일로 못박고, 그 전까지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그는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마당에 아직 의견들이 수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물러날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인선하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되지 않느냐란 의견들이 있었고, 저도 그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며 생각이 바뀌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원내지도부가 구성되면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겸하게 되니, 전권을 다 그쪽으로 주는 게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옳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정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 구성을 주도한다는 얘기다.

현재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대표나 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투표를 하긴 하지만,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류인 데다 원내지도부까지 장악한 상황인만큼 의결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존속하도록 돼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이 결정한 데 대해 대선과 개헌, 민생 등을 언급하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로써 앞서 예고됐던 비대위 선출 논의 등에 대해 그는 "백지상태, 전부 원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이 정 원내대표와 사전에 조율한 사항은 아니라고 그는 밝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가 결론낼 수 없어" 이정현, 2선 후퇴 수용 거부

박근혜 대통령의 징계 건으로 친박계 인사들을 추가 위원으로 선임해 문제가 됐던 '윤리위원회' 건도 신임 원내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윤리위 문제도 새 지도부에 넘기되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내용이 아닌 윤리위원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소속 의원으로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말해 박 대통령 징계 논의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를 비롯해 비주류가 주장했던 친박 핵심인사들의 '2선 후퇴'와 관련해 그는 "원내대표의 건의사항에 대해 저희들도 당 구성원으로서 의견을 낼 수 있다"면서 즉각 수용을 거부했다. "개인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제가 이렇게 저렇게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특히 비주류에서 '최순실의 남자'로 지목한 친박 인사 8인의 2선 후퇴 여부를 묻자 그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최순실의 남자 8인, 이런 용어는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참여에 관해서는 "당내 계파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제 원칙으로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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