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국내 가전시장, 프리미엄은 잘팔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차별화된 성능과 가치로 프리미엄을 표방, 꾸준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가전시장에서 유독 프리미엄 가전만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출 대비 순익이 높은 덕에 관련 업계는 표정 관리에 나섰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개의 도어가 달린 프리미엄 냉장고는 지난해 매출의 6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처음 선보인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300만원대 후반의 가격에도 국내 출시 20일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무풍에어컨 역시 작년에 국내에서만 25만대(스탠드형 기준)가 팔려나갔다. 무풍에어컨은 바람에 냉기를 실어 내보내는 대신 약 2만1000개의 미세한 '마이크로 홀'을 통해 냉기를 발산하는 신개념 에어컨이다.

LG전자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4개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성능과 기술, 디자인을 적용한 프리미엄 브랜드 ‘LG시그니처’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LG시그니처는 지난해 브랜드 론칭 때만 해도 가격 때문에 판매 매장에 진열조차 힘들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실제 판매량은 예상보다 2∼3배, 모델별로 많게는 5배 이상 더 잘 팔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시그니처는 볼륨(매출) 창출 보다는 브랜드 빌딩(고도화) 차원에서 출시한 것으로 매출이나 손익에 기여하는 부분을 말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수치로 나타내긴 어렵지만 브랜드 파생효과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외산 가전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지난해 국내 매출 성장률이 전년대비 40%에 달한다. 주력제품인 냉장고와 오븐의 인기 덕분이다.

특히 스메그 냉장고는 276리터의 소형 원도어지만 가격은 250만~400만원선으로 고가다. 스메그 냉장고는 최초의 디자인 가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메그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도 세컨 가전바람이 불면서 술냉장고나 간식냉장고 용도로 구입이 늘어 매출도 증대됐다"며 "연예인들의 집을 보여주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노출되면서 인테리어족의 구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브랜드인 밀레 역시 해마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밀레코리아 매출은 2014년 200억원, 2015년 215억원에 이어 지난해 22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등공신은 허니컴 드럼세탁기 W1 시리즈와 허니컴 의류건조기 T1 시리즈다. 이 제품군의 가격은 최대 498만원에 달하지만 유럽 최고 에너지등급 A+++ 기준보다 40% 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옷감 손상이 적어 수요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독일 지멘스도 전기레인지 열풍으로 인덕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만원 초반부터 400만원대 후반까지 가격대는 높은 편이지만 꾸준히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가스레인지에 비해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덜 나온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메그의 주력 냉장고 제품인 'FAB28'은 문짝이 하나인 276ℓ 용량의 소형 원도어 냉장고지만 가격은 250만∼400만원대나 된다.[사진=스메그 코리아 제공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