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산국제영화제] '말도둑들' 모리야마 미라이 "카자흐스탄, 일본과 작업 방식 달라…고충"

(=부산) '말도둑들. 시간의 길' 리사 타케바 감독과 주연배우 모리야마 미라이가 카자흐스탄과 합작을 이루며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영화의전당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남자가 말을 팔기 위해 읍내 장터로 나갔다가 말 도둑들에게 살해당하고, 남자의 아들이 우연히 말 도둑들과 다시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말도둑들'을 연출한 리사 타케바 감독[사진=연합뉴스 제공]


해당 영화는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카자흐스탄 감독과 리사 타케바 일본 감독의 합작품. 두 사람은 칸 영화제에서 처음 만나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의 제안으로 함께 공동연출까지 맡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카자흐스탄과 일본은 촬영, 연출 등 많은 부분이 달랐다고. 카자흐스탄은 즉흥적인 반면 일본은 체계적인 스타일을 선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카자흐스탄의 영화는 경이로운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굉장한 약점이자 동시에 강점이라고 본다. 일본은 준비에 준비를 거듭, 치밀하게 작업하는 걸 선호하는 반면 카자흐스탄 영화는 촬영 때마다 수시로 변화하더라. 영화를 찍으며 '이런 게 유목민족의 유연성 아닐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카이랏 역의 모리야마 미라이[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반대의 스타일로 고충을 겪은 건 주연배우 모리야마 미라이 역시 마찬가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분노' 등으로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한 모리야마 미라이는 극 중 말몰이꾼 카이랏 역을 맡았다. 모국어가 아닌 카자흐스탄어로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모리야마 미라이는 "개인적으로 저는 감독과 캐릭터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인물해석에 관해 나름대로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도둑들'도 마찬가지였다. 감독님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고 카이랏이 어떤 인간인지 생각해 깊게 이해하는 작업을 해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인물 설정과 해석이 있었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수시로 상황과 인물이 바뀌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 어떤 해석을 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금 영화를 본 뒤, 인상이 남아있어 더 혼란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거들었다.

또 "대본 단계에서는 카이랏이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지 어떤 시대에 살다가 다시 돌아왔는지 배경 설명이 있었으나 영화를 보면 시대 설정과 인물 배경 등은 어떤 언어로도 정보가 나와 있지 않더라. 다만 인물 표정이나 절제된 동작으로 카자흐스탄의 힘 있는 동시에 굉장히 따듯한 면이 전면에 느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리야마 미라이는 카자흐스탄어를 전혀 모르고 영화를 시작, 암기한 대로만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애드리브는 하지도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말도둑들' 감독, 주연 배우[사진=연합뉴스 제공]


리사 타케바 감독도 이러한 모리야마 미라이의 어려움을 거들며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연기하는데 신이 바뀔 때마다 대사도 바뀌었다. 모리야마는 승마와 액션도 해야 하는데 대사도 수시로 바뀌었다. 훌륭하게 대응했고 제가 생각하는 일본 최고의 배우 아닐까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제24회 BIFF는 3일 개막해 12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플랫폼부산, 마스터클래스, 핸드프린팅, 스페셜토크, 오픈토크 등의 행사로 꾸며졌고 상영작은 초청작 85개국 299편,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45편이 소개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