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빼먹기’ 비상...도미노피자, 점장이 정량 직접 챙겨요

  • 토핑 미달 제품 배달 안해...'점장 인증제' 도입


호주 도미노피자 매장 조리실 천장에 AI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사진=호주 도미노피자 유튜브 캡처]


일부 배달대행 기사들의 ‘음식 빼먹기’가 도를 넘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일부 업체에선 음식 빼먹기 방지를 위해 포장용기 겉면을 봉인하는 스티커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특히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가맹점 비율이 높은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품질 균일화’ 작업에 힘쓰고 있다.

음식 빼먹기는 매장에서 출고한 완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직접 관련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소비자 불만은 결국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8일 호주 현지언론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글로벌 피자 체인업체 도미노피자는 호주·뉴질랜드 매장 800여 곳 조리실 천장에 인공지능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미노 피자 체커(DOM Pizza Checker)라 불리는 인공지능(AI) 카메라는 소비자가 주문한 피자와 직원이 만드는 피자의 실제 이미지를 일치시키는 역할을 한다.

피자를 만드는 직원을 촬영하면서 치즈가 고르게 뿌려졌는지, 토핑 개수가 적당한지 등을 분석한다. 치즈가 알맞게 녹을 수 있도록 충분히 데웠는지 온도까지도 측정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표준 기준을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고, 피자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배달음식 빼먹기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고 각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나온 방안 중 하나란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다만 한국 도미노피자는 AI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은 없다. 대신 최종적으로 점장이 품질을 책임지는 ‘점장 인증제’를 도입했다.

신제품이 나오면 직무설명서(Job-aid)를 매장 제조실에 붙이고, 제품마다 올라가는 토핑 정량을 직원들에게 다시 공유한다. 제품을 만들 때는 전자저울을 사용해 토핑, 치즈 등이 설명서와 맞는지 정량을 확인한다. 지점에 따라 치즈 양이 적거나 많은 것 같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원천봉쇄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점장이 확인하고 ‘합격(Pass)’을 인정해야 배달 가능한 피자가 된다.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은 아예 배달하지 않는다.

빼먹기 쉬운 품목으로 꼽히는 감자튀김도 각 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정량 지키기에 힘쓰고 있다. 직원이 눈대중으로 퍼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브랜드마다 감자튀김 크기 별로 정량이 있다는 것이다. 버거도 제품별로 양상추 중량까지 세부 기준이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단 방지스티커 등 본사 차원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배달음식 빼먹기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고 본다. 배달음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체계화하기 위해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달앱 등이 생기기 전으로 돌아가 매장마다 배달기사를 직접 고용할 순 없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프랜차이즈도 그에 걸맞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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