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국내 아니면 태국?"…16번 환자 감염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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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2-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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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본 "정확한 감염경로 확인해야"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해 격리가 이뤄진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에서 5일 오전 하룻밤을 보낸 의료진이 로비에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베일에 싸여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저희가 판단해도 이상한 점이 많다”고 할 정도로 감염경로는 오리무중이다.

가장 큰 의문은 감염지역이다. 16번 확진자는 광주에 사는 42세 여성이다. 정부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5일 남편과 자녀 3명 등 과 함께 태국(방콕·파타야)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와 같은 달 19일 제주항공을 이용해 무안공항에 입국했다.

설 연휴 기간인 25일 저녁 오한과 발열(38.9도) 증상을 보였고 27일 광주에 위치한 21세기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같은 날 전남대병원으로 전원돼 흉부X선 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받았지만 중국 여행 이력이 없는데다, 과거 폐 질환을 앓은 전력이 있고, 중국이 아닌 태국을 거쳤다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은 각각 1339와 보건소에 연락해 신종 코로나 검사여부를 문의했다. 하지만 ‘중국에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날 A씨는 전남대병원에서 폐렴약을 처방받은 뒤 귀가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본부장은 “해당 환자는 증상이 있었고 코로나 검사를 요청한 것도 맞다”며 “사례정의를 바꾸고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예정하고 있다”면서 허점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A씨는 처방약을 복용해도 나아지지 않자 지난달 28일 다시 21세기병원을 찾아 폐렴치료를 받았다. 지난 1~2일 같은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호흡곤란, 오한 증상은 계속됐다. 병원에서 실시한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에선 폐렴 증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A씨는 오한 등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지난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남대병원 측은 A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고 A씨를 격리조치한 뒤 광주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4일 오전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현재 전남대병원 음압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가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국내에서 감염된 것인지는 아직 보건당국도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역학조사를 해서 누구와 현지에서 어떻게 접촉을 했는지 상세하게 조사를 해야만 감염경로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단지 태국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고 조사를 해서 더 정확한 감염경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4일 A씨가 다녀간 21세기병원에 병원 전체가 통째로 격리되는 ‘코호트 ’ 조치를 내렸다. 보건당국은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해당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외출, 퇴원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보건당국은 16번 확진자 큰딸인 B씨를 신종 코로나 18번 확진자라고 이날 밝혔다. B씨는 발목 인대 봉합 수술을 위해 지난달 27일 병원에 입원했고, 1인실을 사용하며 어머니인 A씨와 주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태국 여행에 동행한 남편과 고등학생 딸, 유치원 아들 등 3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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